中 왕이 분주했던 2박 3일…'한·중·일 FTA' 협상 숙제 남기고 출국

2020-11-27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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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왕이 27일 오후 인천서 전용기로 출국

한·중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 연일 강조

미 反中전선 견제 '한·중·일' 경제협력 압박

외교회담 25분 지각, 외교적 결례 또 도마

왕이(王毅)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25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방한하고 있다. 왕이 부장의 방한은 지난해 12월 이후 1년여 만이다. [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왕이(王毅)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27일 오후 2박 3일간의 방한 일정을 끝내고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출국했다.

왕 부장은 방한 기간 문재인 대통령을 예방하고, 한·중 외교장관 회담을 하며 양국 간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 강화를 강조했다. 그는 또 출국 전까지 여권 주요 인사들과 접촉하며 한·중 교류협력에 목소리를 냈다.

이와 관련 중국 관영 매체 글로벌타임스는 논평을 통해 왕 부장의 방한으로 한·중 관계가 한층 깊어졌다고 평가했다.

특히 신문은 “미국의 압력에도 깊어진 한·중 관계를 반영한다”면서 “중국과 한국 경제의 상호 보완성이 증대되고 있고, 중국 시장의 반등 잠재력을 고려하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중국 내 한국기업의 투자는 이전 수준을 넘어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앞서 왕 부장의 한·일 해외 순방을 앞두고 외교가에서는 미국의 반중(反中)전선을 견제하기 위한 행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었고, 특히 한국에 대한 압박이 상당할 것으로 점친 바 있다.

실제 왕 부장은 방한 기간 내내 한국과 중국이 이웃 국가로서 교류와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면서 미국 주도의 국제질서 회복 움직임 견제에 나섰다.

그는 지난 26일 한·중 외교장관 회담 이후 기자들과 만나 “세계에는 미국만 있는 게 아니다. 한국도 그렇고 중국도 그렇고 모두가 독립적이고 자주적인 나라”라며 “중·한은 친척과 같은 관계다. 자주 오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왕이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26일 오후 청와대에서 만나 악수를 하며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중, 한·중·일’ FTA, 지역경제협력 재차 강조

왕 부장은 한·중 간 경제협력을 재차 강조했다. 중국은 최근 향후 5년간(2021~2025년) 경제발전전략으로 ‘쌍순환’을 제시한 바 있다.

중국의 ‘쌍순환’ 경제 전략은 지난 5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제시한 것으로, 중국 경제를 국내 순환과 국제 순환으로 구분하고, 민간소비와 신산업인 국내 순환 중심으로 경제를 성장시킨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쌍순환’ 전략 내면에는 주변국 특히 동아시아 국가인 한국과 일본을 중국 주도의 지역사슬에 같이 포함해 미·중 간 전략적 경쟁을 극복하려는 의도가 담겼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를 입증하듯 왕 부장은 방한 기간 줄곧 한·중 경제 협력과 지역 경제 질서 확립에 목소리를 냈다.

왕 부장은 강 장관과의 본격적인 회담에 앞서 “중·한 양국은 전략적 협력 동반자로서 국제 및 지역 문제에 대해 교류와 협력을 유지하고 있다”면서 “강 장관님과 양국 간 각 분야 교류와 협력에 대해 정리하고 지역 및 국제문제에 대해 전략적 소통을 할 생각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회담은 반드시 성과를 거둘 수 있다고 믿는다”고 했다.

이어 문 대통령을 예방한 자리에선 강 장관과의 회담에서 열 가지 공감대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중국 외교부가 공개한 열 가지 공감대에는 제9차 한·중·일 정상회의 개최, 한·중·일 자유무역협정(FTA) 협상 적극 추진, 한반도 평화 안정 수호 등이 포함됐다.
 

박병석 국회의장(왼쪽)이 27일 국회 사랑재에서 예방한 왕이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과 기념촬영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지지”···마지막까지 ‘광폭행보’

왕 부장은 2박 3일 동안 광폭행보에 나서며 한·중 관계 강화를 강조했고, 문재인 정부의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에 대한 지지도 표명했다.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왕 부장은 전날 이해찬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만찬 자리에서 한국과 중국이 긴밀한 협력 동반자라며 협력 강화를 강조했다.

만찬 자리에 함께했던 김한정 민주당 의원은 “왕 부장이 문 대통령의 남북 대화 노력을 지지한다”면서 “한반도 문제는 남과 북이 주인이라고 했다”고 전했다. 이어 “항구적 평화 실현을 위해 남북 모두 건설적 노력을 해야 한다”면서 “싱가포르 합의는 이행돼야 하고, 방향이 바뀌어서는 안 된다”는 뜻을 밝혔다.

이날 오전 박병석 국회의장을 예방한 자리에서도 “중국은 한반도의 중요한 이웃으로 계속 건설적인 역할을 해나가겠다”며 “남북 양측이야말로 한반도의 진정한 주인”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왕 부장은 박 의장 예방에 앞서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특별보좌관(특보)과 윤건영 민주당 의원 등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의원들, 홍익표 민주연구원장 등과 조찬 모임을 했다.

이번 조찬은 중국 측의 요청으로 성사됐다. 중국 측은 왕 부장과 한반도 문제 전문가의 면담을 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26일 서울 종로구 외교부를 방문한 왕이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회담 전 팔꿈치 인사를 하며 기념 촬영하고 있다.[사진=사진공동취재단]

 
◆왕이, 또 ‘지각’···외교장관 회담 ‘25분’ 지연

왕 부장은 지난해에 이어 이번에도 ‘지각왕’ 외교적 결례 논란에 휩싸였다. 그는 지난 방한에서 전·현직 국회의원과 장관, 기업인, 언론인 등 100여 명을 부른 오찬 행사에 40분가량 늦어 빈축을 산 바 있다.

이날 오전 10시 예정됐던 한·중 외교장관 회담은 왕 부장의 지각으로 오전 10시 25분에서야 시작됐다. 이로 인해 회담의 주요 의제였던 ‘한반도 문제’는 회담장이 아닌 오찬장에서 논의됐다. 왕 부장은 늦은 이유에 대해 “트래픽(Traffic·교통체증)”이라고만 했다.

외교부 당국자에 따르면 중국 측은 회담 시작 20분 전인 26일 오전 9시 40분경 사전 양해를 구하고, 강 장관과의 오찬에서 사과의 말을 전해졌다고 한다. 왕 부장이 자신의 지각에 대해 두 번이나 양해의 뜻을 전했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한·중 외교장관 회담이라는 국가 간 공식 회담에 1~2분도 아니고 20분 이상 ‘지각’을 한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이다. 더군다나 왕 부장은 한국을 오기 전 일본에서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총리, 모테기 도시미쓰(茂木敏充) 외상, 니카이 도시히로(二階俊博) 자민당 간사장을 만날 때는 늦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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