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육 시대가 온다] ①식탁 위까지 파고든 팬데믹...'진짜 고기'는 안먹는다

2020-11-27 0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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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류공장 코로나 직격탄 맞으며 공급망 '빨간불'

소비자 인식 변화에 맥없이 쪼그라든 육류산업

육류시장에 지각변동이 일어나고 있다. 소고기, 닭고기, 돼지고기 등 대신 일반고기와 맛과 식감이 매우 유사한 식물 기반 대체육이 식탁 위에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을 계기로 육류 대란이 현실화하면서 식량 공급망이 무너진 데다 소비자 인식에도 변화가 생겼기 때문이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최근 CNN 등 주요 외신은 최근 들어 식품업계에서 '식물 기반 대체육'이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고 전했다. 대체육이 식탁 위까지 파고든 데는 코로나19 사태가 큰 역할을 했다. 지난 5월 미국과 유럽의 육류 공장 직원들이 코로나19에 집단 감염되면서 공장이 조업 중단을 선언을 시작으로 전 세계 식량 공급망이 무너지기 시작했다.

육류시장은 전 세계적으로도 엄청난 규모를 자랑한다. 지구촌 인구가 소비하는 칼로리의 30%가량이 소고기, 닭고기, 돼지고기 등 육류 제품에서 비롯된다. 특히 미국의 고기 소비량은 꾸준히 늘고 있다. 미국 농무부(USDA)에 따르면 1년 동안 미국인 1명 당 육류·가금류 소비량은 1960년 167파운드(약 75kg)에서 2018년 220파운드(약 99kg)로 증가했다. 

그러나 올해는 상황이 다르다. 육류공장이 코로나19에 직격탄을 맞으며 공급에 차질이 생긴 것. 지난 5월, 미국의 사우스다코타주 수폴스의 스미스필드 공장, 미네소타주 워딩턴의 JBS포크 공장, 아이오와 워털루의 타이슨푸드 공장은 가동을 중단했었다. 이들 3개 공장이 미국에서 담당하고 있는 생산량은 전체의 15%에 달할 정도로 규모가 크다.

이에 소고기와 돼지고기를 주재료로 하는 미국의 햄버거 체인점은 때아닌 육류대란에 원활한 유통이 어렵다고 호소하고 있다. 미국 햄버거 체인점 웬디스는 "코로나19로 북미 전역의 소고기 공급업체 가공에 문제가 생기면서 육류 공급량이 부족하다"며 "일부 메뉴의 판매가 일시적으로 제한될 수 있다"고 전했다. '햄버거의 나라' 미국에서 햄버거를 못 먹는 처지에 놓이게 된 것이다.

여기에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소비자들의 인식에도 변화가 생기면서 육류산업은 맥없이 쪼그라드는 상황이다. 코로나19발 육류대란은 공급망에서 노동자의 건강 문제나 동물에 대한 윤리적 대우 문제에 대해 다시 생각해볼 기회를 제공했다. 육류 가공공장에서 코로나19 감염 사례가 나오면서 미국 역사상 가장 큰 규모의 수천만 마리의 돼지가 살처분됐으며, 일부 소비자들에게는 이로 인한 경각심을 불러일으켰다.

또 공장 내에서 사회적 거리 두기가 지켜지지 않으면서 근로자 안전에 대한 우려도 커졌다. 식품환경보고 네트워크에 따르면 미국의 육류 가공공장은 코로나19 발생의 핫스팟으로 최소 3만5000명 이상의 육류 가공 작업자가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보였고, 150명 이상이 숨진 것으로 조사됐다.

도축장과 육류 가공 라인에서 잇따라 코로나19가 집단 발생하면서 육류 섭취에 대한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다. 이에 따라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육류 소비를 줄이고 대체육으로 시선을 돌릴 가능성이 커졌다. 미주리대 식품농업정책연구소는 올해 미국의 1인당 육류 소비가 2014년 이후 처음 쪼그라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이 추세가 적어도 2025년까지는 이어질 것으로 관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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