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추진 중인 ‘가덕도 신공항’을 두고 때아닌 ‘명칭 논란’이 벌어졌다. 정부 검증단이 김해신공항 백지화만 결정하고, 가덕도 신공항 추진은 결정나지도 않은 상황인데 ‘노무현 공항’으로 짓자, ‘오거돈 공항’으로 짓자는 갑론을박이 벌어진 것.
발단은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였다. 안 대표는 19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정부의 김해신공항 백지화 결정을 비판, “검증위 발표가 나자마자 여당에선 가덕도 신공항을 기정사실화시키고, ‘노무현 공항’이라는 명칭까지 흘리고 있다”며 “왜 가덕도 이야기가 나오겠느냐, 바로 내년 부산시장 보궐선거 때문이다”고 말했다.
김근식 국민의힘 서울 송파병 당협위원장이 즉각 비판에 나섰다. 김 위원장은 지난 2007년 남북 정상회담 당시 특별수행원으로 노 전 대통령을 수행했던 인사다. 김 위원장은 “오거돈 전 부산시장의 성추행으로 보궐선거가 생기고 그 선거용으로 가덕도를 살려내는 것이니, 차라리 이름을 붙일 거면 오거돈 국제공항을 적극 고려해보라”고 비꼬았다.
김 위원장은 “4년 전 평가에서 꼴찌한 가덕도를 또 무슨 억지논리로 최적합이라고 거짓말할지 기대되지만 선거가 끝나면 또 백지화될 것”이라면서 “그래도 노 전 대통령 이름을 소환하는 건 과하다”고 했다.
김해신공항 백지화를 두고 국민의힘 내 분열도 가시화되는 양상이다. 대구‧경북 의원들은 강하게 반발하는 반면 부산 의원들은 되레 가덕도 신공항 특별법을 제출하며 환영하는 입장이다. 국민의힘 소속인 권영진 대구시장이 “천인공노할 일”이라며 반발하자, 부산시장 출마를 선언한 이진복 전 의원이 “제발 그 입 좀 다물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국민의힘은 이날 의원총회를 열고 이 문제 대응 방향을 논의했지만 뚜렷한 결론을 내지 못했다. 대구가 지역구인 주호영 원내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당론이 정해지기가 쉽지 않을 것 같다”고 했다. 주 원내대표는 “우선 김해신공항을 번복하게 된 과정을 따져야하고, 그 이후에 다시 장소를 정해야 한다. 3등을 했던 가덕도를 해선 안 된다, 이런 논의를 하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