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아파트 공급이 부족한 지방 중소도시에도 전세난이 심화하면서 전세가율(매매가 대비 전셋값 비율)이 급등하고 있다. 전세난에 지친 세입자들이 주택 매매로 돌아서며 집값을 밀어 올리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13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전국 전세가율이 높은 상위 5개 지역은 모두 지방 중소도시로 나타났다. 올해 10월을 기준 전세가율은 전라북도가 78.32%로 가장 높았으며 뒤를 이어 △강원도 75.16% △충청북도 74.79% △경상북도 74.58% △충청남도 73.02%를 나타냈다.
지방 중소도시 전세가율을 지역별로 살펴보면 △강원 강릉시 77.45% △경북 경주시 77.04% △전남 여수시 71.73% 등 노후 아파트 비율이 높은 지역의 전세가율이 높게 나타났다. 이들 지역은 입주 10년 초과 가구 수가 각각 전체의 70%, 77%, 79%를 차지하고 있다.
이 때문에 지방 중소도시 내 신축아파트 중심으로 전세가율은 매년 상승세를 타고 있다. 충남 천안시 신부동 일대에 공급된 '힐스테이트 천안 신부'(2017년 8월 입주)의 전용 84㎡ 전세가율은 입주 초기인 2017년 10월 기준 64.75%였지만, 3년 뒤 2020년 10월 동일 평형이 74.52%로 증가했다.
경북 포항시 대장동 일대에 공급된 '포항 남구 라온프라이빗 스카이파크'(2020년 5월 입주)의 전용 84㎡ 전세가율은 입주 초기인 올해 5월 83.33%로 이미 높은 전세가율을 보였는데, 5개월 뒤 10월에는 10.21%포인트 상승한 93.54%로 무려 90%가 넘는 수치를 보였다,
실제 최근 지방에서 실거래가 이뤄지는 신축 아파트는 매매가와 전세가 차이가 크지 않은 상황이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에 따르면 강원 원주시 지정면에 있는 '원주기업도시 EG the1 1차'(2019년 1월 입주)의 전용 59㎡는 10월 1억 7500만원(12층)에 매매거래가 이뤄졌고, 동일 평형 매물이 11월 1억6000만원(8층)에 전세거래가 체결됐다. 매매가와 전세가의 차이가 1500만원에 그친 것이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11월 둘째 주(9일 기준) 지방 아파트값은 0.27% 올라 감정원이 이 통계를 발표하기 시작한 2012년 6월 이후 8년 4개월 만에 최고 상승을 기록했다. 지방은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을 제외한 지역을 말한다.
업계 관계자는 "전세가율이 높은 지역은 매매로 갈아타기가 수월하고 매매가를 밀어 올려 집값 상승도 기대할 수 있다"며 "중소도시는 대체로 집값 부담이 덜하고 여러 규제로부터 자유롭다는 점도 수요자들의 관심을 끌 수 있는 요인"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