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10일 오전(현지시간) '원 모어 띵(One more thing)' 행사에서 자체 개발한 ARM 기반 실리콘 칩(M1)이 탑재된 맥(Mac) 컴퓨터를 공개했다. 온라인 영상에 등장한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맥에 관해 이야기할 때다. 기존 인텔 칩 기반 제품을 향후 2년 안에 대체할 것"이라고 말했다.
'M1'으로 소개된 이 칩은 최신 아이폰을 구동하는 A14 바이오닉과 마찬가지로 5㎚ 프로세서를 기반으로 한다. 애플의 새로운 맥북 에어·프로, 그리고 맥 미니를 작동시키게 된다.
M1 칩은 세계에서 가장 빠른 코어 4개와 고효율 코어 4개로 이루어진 8코어 중앙처리장치(CPU)·그래픽처리장치(GPU)가 통합돼 있고, 16코어 뉴럴 엔진도 장착했다고 애플은 설명했다. 또 범용 메모리 아키텍처, USB 4 컨트롤러, 미디어 인코딩 및 디코딩 엔진, 다양한 보안 기능 등을 갖췄다. 하드웨어 검증 보안 부팅, 암호화 및 런타임 보호 등이 포함된다.
애플은 이 칩을 탑재한 신형 맥북 에어가 한 번의 충전으로 최대 18시간 동안 비디오를 재생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인텔 구동 맥북 에어(최대 12시간)와 비교해 6시간이나 길다. 무선 웹 서핑은 1회 충전당 최대 15시간(이전 11시간) 동안 이용할 수 있다. 무엇보다 전 모델보다 최대 3.5배 빠른 CPU 성능, 최대 5배 빠른 GPU 성능, 최대 9배 빠른 머신러닝 연산을 제공한다. 환기 장치(fan)가 없는 구조로 설계돼 소음을 없앤 것도 특징이다.
새로운 13인치 맥북 프로의 경우 이 칩을 통해 최대 17시간(인텔 기반 10시간)의 무선 웹 서핑과 20시간의 비디오 재생이 가능하다. 맥에서 가장 긴 배터리 수명을 제공하는 셈이다. 종전 제품보다 CPU 성능은 최대 2.8배, GPU 성능은 최대 5배, 머신러닝 성능은 최대 11배 빨라졌다. 소형 데스크톱 맥 미니도 M1 칩을 탑재해 기존 제품보다 최대 3배 빠른 CPU 성능과 6배 빠른 GPU 성능을 자랑한다.
애플은 "M1 칩은 맥이 즉각적으로 절전 모드에서 풀리게 하고, 3D 프로그램을 실행하거나 RAW 사진을 편집할 때에도 좋은 성능을 제공한다"며 "모든 앱을 최적화했다"고 말했다.
한편, 맥은 오는 12일 '빅 서(Big Sur)'라고 불리는 맥OS 11.0을 출시한다고 밝혔다. 지난 6월 개발자 콘퍼런스에서 처음 발표된 새 OS는 지난 8월 베타 버전이 출시됐다. Big Sur는 M1 칩이 탑재된 노트북을 지원하는 최초의 맥OS가 된다. 무료 업데이트를 통해 다운로드할 수 있다.
주요 성능으로는 밝기, 방해 금지 및 기타 원하는 설정을 전환할 수 있는 맞춤형 제어 센터가 함께 제공된다. 모든 알림과 위젯을 하나의 열에 보관하고, 가장 최근의 알림을 정렬하는 것은 물론 관련 알림들과 그룹화 할 수도 있다.
이와 함께 Big Sur의 앱 스토어에는 앱에서 수집할 수 있는 데이터 유형과 추적을 위해 제3자와 데이터를 공유하는지 여부도 체크한다. 마지막으로 아이폰이 켜지는 것과 비슷하게 맥이 열리는 즉시 화면이 켜진다.
M1 칩과 새 OS를 탑재한 맥북 시리즈는 미국 현지에서 오늘부터 예약을 시작해 다음주 정식 출시된다. 가격은 맥북 에어가 999달러부터, 맥북 프로 13형은 1299달러부터, 맥 미니는 699달러부터 시작된다. 국내 출시일은 미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