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업계 10월 동향] ② "AI로 맛까지 찾아"... 식물성 고기 개발에 새 장 열었다

2020-10-19 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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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스 식품 업체, AI로 구운 쇠고기 맛 개발... 식물성 고기 수요 대응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제공]

스위스의 향료회사 피미니시(Firmenich)가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해 '구운 쇠고기 맛'을 구현했다. 이는 AI를 시각(컴퓨터 비전), 청각(스피치 리코그니션)뿐만 아니라 미각 인식에도 활용할 수 있음을 증명한 전 세계 첫 번째 사례다.

18일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SPRi)에 따르면, 피미니시는 AI로 원료 데이터베이스에서 천연 원료 간 배합을 진행해 '약간 구운 쇠고기 맛(lightly grilled beef taste)'을 구현하는 데 성공했다.

피미니시는 1895년 스위스 제네바에서 설립된 세계 최대 향수·향료 제조 업체다. 지난 6월 기준 연 매출 42억 달러(약 4조8100억원)를 달성한 바 있다.

에릭 사라치 피미니시 최고기술책임자(CTO)는 "퍼니미시의 약간 구운 쇠고기 맛은 AI가 만든 최초의 맛으로서 식품업계의 이정표적 성과다"며 "이를 통해 식물 단백질로도 쇠고기의 맛을 완벽히 구현할 수 있다"고 전했다.

구체적으로 피미니시는 자사의 원료 성분 데이터베이스 플랫폼 '스마트프로테인(SmartProteins)'과 마이크로소프트의 AI 플랫폼을 함께 활용해 AI 학습을 진행했다. 스마트프로테인은 동물 단백질을 대체할 식물 단백질을 개발하기 위해 지난해 5월 제작한 원료 데이터베이스로, 식물 재료에서 고기 맛 재현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피미니시는 지난 2018년 AI를 활용해 다양한 음식의 맛, 향신료, 향수를 제작하기 위한 디지털 연구소를 설립하고, 스위스 로잔 연방 공대와 공동으로 연구를 진행했다. 이러한 연구를 통해 음식과 향료 제작자에게 필요한 정확한 배합 공식과 맞춤형 맛을 만들 수 있는 성분 조합을 발견했다.

이번 발견은 환경오염, 도축논란 등 기존 동물성 음식이 가진 여러 부작용이 없으면서 맛은 그대로 유지하는 미래형 음식 개발의 가능성을 열었다는 점에서 그 의의가 있다. 기존 식물성 대체 단백질은 동물 단백질과 비교해 지방질과 육즙에서 나는 맛과 식감이 부족해 사람들에게 외면받았다.

SPRi는 "AI가 음식 맛을 창조하는 영역까지 확산되고 있으며, 코로나19는 이러한 경향을 가속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근 코로나19로 인해 식품 환경도 혁신이 요구되고 있으며, 식물성 고기와 같은 대체 식품의 맛과 풍미를 향상하기 위한 다양한 시도가 진행 중이라는 설명이다.

실제로 코로나19로 인한 육류 유통망 마비로 인해 식물성 육류의 판매는 전년 대비 148% 증가했으며, 여러 식품 업체가 다양한 대체 육류 제품 개발에 나서고 있다.

SPRi는 "AI가 다양한 시도를 통해 음식의 맛과 풍미를 향상하고, 새로운 맛을 창조하는 등 미래 음식 문화와 식품 업계에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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