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언의 베트남 인(人)]레화이쭝(LE HOAI TRUNG) 베트남 외교부 차관

2020-10-15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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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베트남은 사돈의 나라, 문화·경제 교류 바탕으로 관계 격상해야...”

“메콩지역 녹색성장과 수자원 관리에 한·메콩 협력이 그 어느 때 보다 중요”

“외교부 차원의 한국 특별입국 지원...코로나19 대처와 협력 계속 이어나갈 것”

“베트남 정부는 주요 관계대상국 중에서 지금까지 가장 많은 1만여 한국민의 베트남 입국을 지원해왔다. 이렇듯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대유행이라는 어려운 기간에도 한국과 베트남은 지속적인 협력체계를 구축해 왔고 이를 통해 양국은 향후 더 높은 신뢰 구축과 관계 격상에 대한 논의를 이어갈 수 있을 것으로 본다.”

레화이쭝(LE HOAI TRUNG) 베트남 외교부 차관이 한국과 베트남의 자유로운 왕래가 어려운 상황에서도 양국은 계속해서 신뢰를 구축해 왔다며 향후 한·베 관계에 대해 긍정적인 방향을 언급했다. 그는 그러면서 “베트남 메콩델타 지역은 무한한 잠재력을 지니고 있는 곳”이라며 “이 지역은 양국의 공동 발전에도 기여할 수 있다. 한국 정부와 기업들이 메콩지역에 대한 관심을 기울여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지난 11일, 본지는 레화이쭝 외교부 차관과 서면 인터뷰를 진행했다. 베트남은 정부체계가 한국과 다른 점이 많은데, 베트남 외교부도 장관 1명의 휘하에 총 6명의 차관이 있다. 팜빈민 외교부장관 겸 부총리를 중심으로 하는 각 외교부 차관들 중 레화이쭝 차관은 동북아국과 국제기구국, 국경위원회 등 6개 부서를 관장하고 있다. 그는 한국을 포함하는 동북아국(한국·북한·일본·중국·몽골) 담당 차관으로, 최근 한국대표단과 함께 메콩델타 지역 순방에 나서는 등 한국과의 유대 관계 강화를 위해 노력 중이다. 다음은 레화이쭝 차관과의 인터뷰 일문일답이다.

 

레화이쭝(LE HOAI TRUNG) 베트남 외교부 차관[사진=김태언 기자]



-한국과 베트남 관계의 현 상황을 설명한다면.

“양국의 외교관계 수립 이후 지난 30년 동안 한국과 베트남의 관계는 눈부시게 발전하여 거의 모든 분야로 확대됐다. 또한 나날이 견고해지는 교류와 다방면에서의 대화와 협력은 서로에게 가장 중요한 파트너가 될 수밖에 없는 요인이다. 한국과 베트남의 관계는 크게 세 분야로 나눠 언급해 볼 수 있다.

첫째, 정치·외교적 측면이다. 정치적 관계가 지속되면서 상호 신뢰와 이해는 끊임없이 견고해지며 고위급을 포함해 각급 교류는 상시 유지되고 있다. 양국은 2001년 ‘21세기 포괄적 협력 동반자관계’에 이어 2009년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로 두 번에 걸쳐 관계를 격상했으며, 현재 한층 더 발전된 양국 관계 추진을 진행 중이다.

둘째, 경제적 측면이다. 경제협력은 양국 관계의 가장 중요한 축이다. 양국 간 경제협력은 경쟁성을 가진 두 파트너의 관계가 아닌, 상호 보완적 성격을 띠는 관계이다. 2015년 12월 20일 발효된 한국-베트남 자유무역협정(FTA)은 새로운 협력의 동력과 기회를 창출했다. 현재 한국은 8000개의 누적 프로젝트, 총 등록투자자본금 700억 달러(약 80조2200억원)로 베트남의 최대 해외투자국이다. 또 지난해 양국 간 상호교역액은 약 666억 달러로 제2위 교역국이 됐다. 이 외에도 한국은 베트남의 제2위 공적개발원조(ODA) 공여국이며, 베트남 발전을 위한 각종 주요 시설들이 한국과의 개발협력 프로젝트들을 통해 건설되고 있다.

셋째, 사회·문화적 부분이다. 양국 국민 간 교류는 활발하게 이루어져 양국은 이제 사돈 국가가 되었다. 양국은 아주 오래전부터 교류해 왔으며 문화적·역사적 유사점이 많다. 예로부터 양국 사절단은 중국, 한국 등에서 만나 교류해왔고 양국의 외교관들이 기여한 유명한 작품들도 많이 남겼다. 또한 현재 6만명이 넘는 한국과 베트남의 다문화가정은 양국 간 우호관계 증진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지난 8월, 베트남 한국대사관과 메콩지역 순방을 다녀온 것으로 알고 있다. 메콩지역에 대한 중앙정부의 정책 방향은.

“베트남 정부는 메콩델타의 지속가능한 발전과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지원 방안들을 강력하고 일괄적·효과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메콩지역에 대한 중앙정부의 정책 방향은 크게 세 가지로 나눠볼 수 있다.

첫째, 베트남 정부는 각 부처와 각급 기관들에서 메콩델타의 기후변화 대응과 지속가능한 개발 지원을 목표로 다수의 결의안과 중요 지시문을 제정했다. 구체적으로 메콩델타의 기후변화 대응과 지속가능한 발전에 관한 2017년의 제120/NQ-CP호 결의안, 제120/NQ-CP호 결의안의 통합프로그램 제정에 관한 제417/QD-TTg호 결정문, 제120/NQ-CP호 결의안 강력 이행에 관한 2019년 제23/CT-TTg호 지시문과 가뭄, 물 부족, 염수 침투 긴급 대응에 관한 2020년 제04/CT-TTg호 지시문 등을 통해 관련 정책을 제정해왔다.

둘째, 베트남 정부는 메콩델타의 가뭄, 물 부족, 염수 침투 대응 지원을 위한 국내 인력 동원에 집중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베트남 정부는 물 펌프, 도랑 준설, 담수 보호를 위한 염수 침투 방지 댐 구축, 담수 저수용 우물 구축, 생활용수 공급관 연장, 정수·저수 설비구입, 관련 애로사항이 있는 지역 내 병원, 주민 대상 용수 공급 등을 지원했다. 특히 올해는 코로나19 여파로 각종 가뭄, 물 부족, 염수 침투 예방·방지 긴급조치 이행을 위해 메콩델타 8개 지역에 중앙정부 예비비에서 5300억동(약 261억원)을 지원하는 결정문을 제정했다.

셋째, 베트남 정부는 적극적으로 세계은행(WB), 국제난민기구(UNDP), 미국, 캐나다, 영국, 독일, 폴란드, 호주, 일본, 한국 등 선진 파트너들로부터의 지원을 요청하고 있다. 각 파트너의 지원은 주로 기후변화 대응, 의식능력 제고, 기후변화 대응 관련 각 시범사업 모형, 지역계획 구축 지원 등에 집중되고 있다. 이에 따라 지난 4년(2015~2019년) 동안 베트남 메콩델타 지역은 약 16억 달러의 정책자금이 지원됐다.”

-메콩지역의 발전을 위해 한국과 추진하고자 하는 방향은.

“최근 메콩델타 지역의 각 성은 가뭄으로 인한 여러 어려움이 있다. 하지만 정부의 일괄적이고 효과적인 정책을 통해 피해를 상당 부분 극복 중이다. 정부는 메콩 홍수뿐만 아니라 메콩델타 지역의 지속가능한 발전 보장을 위해 주요국들의 지속적인 지원을 받을 수 있기를 희망한다. 특히 베트남은 한국과의 메콩 협력을 매우 중시하며, 이 지역이 많은 잠재력을 가지고 있으며, 양국 공동의 발전에 기여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

응우옌쑤언푹 베트남 총리는 2019년 11월 한국에서 개최된 제1차 한·메콩 정상회의에서 메콩지역의 발전을 위해 한국과 주변 메콩국가들이 협력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베트남 정부가 메콩지역에서 한국과 중점적으로 추진하고자 하는 과제는 크게 세 가지다.

첫째, 스마트시티 등 교통, 에너지 및 정보기술 인프라 개발이다. 현재 메콩델타 지역은 낙후된 교통망을 개선하기 위해 여러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다. 이에 우리 정부는 한국의 5G 등 높은 정보기술력에 관한 경험을 공유하고 이 분야의 기술과 관련 분야의 투자를 적극적으로 요청하고 있다.

둘째, 인적자원 개발이다. 베트남은 지난해 메콩회의를 통해 한국과 각 메콩국가가 교육훈련의 질 향상과 과학·기술 분야의 인적 교류 협력 강화를 추진할 것을 건의했다. 또한 베트남은 각종 장학 프로그램과 전문인력 교류, 과학기술 혁신, 창업 관리정책 등에서 한국 대학교와 메콩지역 대학교 간 복수학위 발급, 학점 교류 등을 추진하고자 한다.

셋째, 녹색성장과 수자원 관리이다. 이 지역은 매년 메콩강의 범람으로 홍수가 잦아 수자원 관리에 어려움이 많다. 베트남을 포함한 메콩지역 6개의 회원국은 서로 협력해 메콩강 지역 내 기타 강 유역 관리에 힘쓰고 있다. 한국은 매우 높은 수자원 관리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이에 한국 측과 수자원 관리 분야인 저수지, 생태계, 국경 일대 지하수 자원 관리, 폐수처리 같은 경험과 기술을 공유하기를 희망한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한·베트남 관계의 발전 방향은.

“먼저 박노완 주 베트남 한국대사를 포함해 한국 외교대표단, 한국 기업과 함께 메콩델타 지역을 방문해 매우 보람이 있었다. 이번 한국대표단의 메콩델타 지역 방문은 한국인들이 이 지역을 잘 이해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으며, 이를 통해 한국과 메콩델타 협력이 강화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고 생각한다.

현재 양국은 베트남의 각 시·성과 한국의 지자체 간에 60개가 넘는 협력협정이 체결됐다. 이러한 상황에서 호찌민시, 빈즈엉, 동나이 등 일부 지방은 한국과 깊은 관계를 맺는 등 많은 성과를 달성했다. 다만 메콩델타 지역의 껀터성을 포함한 여러 지역들이 발전 가능성과 잠재력이 큰 지역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관심을 받지 못해 안타까운 점이 있다.

베트남 각 성·시의 해외투자 유치와 외국과의 협력 확대는 베트남 정부가 중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방향이다. 베트남 외교부 역시 경제발전 단계에서 해외투자 유치는 최우선시되는 임무 중 하나로 간주하고 있다. 이에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는 중앙정부 간의 협력뿐만 아니라 양국의 각 지방 간 협력도 향후 한·베 관계를 공고히하는 자양분이라고 생각한다. 지난 30년간 한국은 베트남의 최대투자국이다. 이제는 중앙정부 차원의 양국 관계에서 나아가 각 베트남 지방성과 한국의 지자체가 결속한다면 보다 나은 한·베 관계의 미래를 열어나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아울러 코로나19 감염증 현황이 복잡하게 전개되고 있는 가운데, 양국은 긴밀하고 적극적으로 협력하고 있다. 베트남 외교부는 현재까지 1만명이 넘는 한국 기업인의 베트남 입국을 지원했다. 또한 베트남은 한국기업 전문가, 고위관리자의 신속입국 절차를 마련했다. 이에 한국 측도 베트남발 정기노선을 계속해서 이어오고 베트남인 인력송출 방안에도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면서 상호 호혜적인 논의를 지속하고 있다. 코로나19의 세계적인 대유행이라는 어려운 시점에서 서로에게 보인 신뢰만큼 향후에도 양국의 긴밀한 관계는 계속 이어질 것이다. 베트남 외교부 차원에서도 코로나 상황에서 한국민의 입국과 자유로운 왕래가 조속히 이뤄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레화이쭝 베트남 외교부 차관(가운데)이 지난 8월, 베트남 메콩델타 지역을 방문한 가운데 허우장성 인민위원회와 간담회를 진행하고 있다.[사진=김태언 기자]



-주요약력
1961년: 베트남 하노이 출생
1980~1982년: 베트남 외교아카데미(DAV) 졸업
1982~1983년: 외교부 입부
1983~1986년: 유엔 주재 베트남 상임대표단 무관
1986~1990년: 외교부 정치총무과 서기관
1993~1995년: 미국 터프츠대학 플레처스쿨 석사
1998~1999년: 외교부 국제기구부 부국장
1999~2002년: 유엔 주재 베트남대표단 참사관
2007~2010년: 외교부 국제기구부 부장
2010~2011년: 외교부 차관
2011~2014년: 유엔주재 베트남대표단 단장
2016~현재: 제12차 베트남 공산당 중앙위원회 위원
2014~현재: 외교부 차관 겸 당위원회 외교비서관

-주요 포상내역
2003년: 베트남 외교공로 훈장
2015년: 2급 노동훈장
2010년: 3급 노동훈장
2006, 2007, 2009, 2010, 2011, 2014년: 베트남 총리 표창
2005년: 외교부장관 표창
이외에 공안부장관 표창(2009), 베트남 노동총연맹집행위원회 표창(2009), 농림부장관 표창 (2005) 등 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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