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오프 전 3인3색 연습 결과 김태훈(35)만이 언더파를 기록했다. 그는 운명의 장난처럼 18번홀(파5) 버디를 잡으며 3타를 잃은 박상현(37)과 희비가 엇갈렸다.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 제네시스 챔피언십(총상금 15억원·우승상금 3억원) 셋째 날 3라운드 무빙데이가 10일 인천 연수구에 위치한 잭 니클라우스 컨트리클럽 코리아 어반·링크스 코스(파72·7350야드)에서 열렸다.
챔피언 조로 편성된 세 명의 선수는 티오프 전 서로 다른 연습에 매진했다. 지난밤 선두였던 김태훈(35)은 연습 그린에서 3개의 공으로 퍼트에 집중했다. 2위였던 조민규(32)는 드라이빙 레인지에서 샷감을 가다듬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3위였던 박상현은 쇼트 게임 연습장에서 어프로치 연습에 초점을 맞췄다.
3라운드 결과 3인3색 연습에서 가장 덕을 본 것은 김태훈이다. 3번홀(파5) 버디를 잡으며 쾌조의 출발을 보였지만, 인코스로 넘어가면서 샷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10번홀과 12번홀(이상 파4)에서 보기 2개를 범했다. 그러나 14번홀(파4)과 18번홀에서 깔끔한 버디 퍼트를 떨구며 1언더파 71타, 사흘 합계 7언더파 209타로 선두를 지켰다.
경기 후 인터뷰에서 김태훈은 "경기 전에는 중·장거리 퍼트에 매진하는 편이다. 오늘 10발 이상 퍼트가 많이 나왔다. 핀 위치가 어려워서 초반에 성적이 좋지 못했다. '끝까지 마무리를 잘해야겠다'고 생각했다. 후반부터 퍼트감을 잡기 시작했다"며 "어제와 바람 방향이 바뀌었다. 돌기도 하고 불다가 멈추기도 했다"고 돌아봤다.
이어 그는 "어제 경기를 본 아버지가 18번홀에서 유틸리티를 잡으라고 하셨다. 오늘 박상현 선수가 17번홀에서 버디를 기록하며 공동 선두로 올라섰다. 승부수를 띄우고 싶어서 드라이버를 들었다. 미스샷이 나왔지만, 버디를 잡을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인터뷰 말미에 김태훈은 "최종 4라운드도 지금과 마찬가지로 할 예정"이라며 "이 대회 승부처로 꼽히는 18번홀에서는 점수를 보고 공략할 예정이다. 두 타 차라면 무리하지 않을 계획"이라고 전했다.
박상현은 17번홀(파3)까지 공동 선두에 오르는 등 샷감이 좋았다. 그러나 18번홀 운명의 장난처럼 두 번째 샷이 깊은 러프 속에서 증발했다.
결국 분실구 처리로 벌타를 받았다. 네 번째 샷에 이은 다섯 번째 샷은 벙커로 들어갔다. 여섯 번째 샷은 깃대와 1.6야드 거리에 안착했다. 6온 만에 시도한 퍼트. 그러나 공은 홀을 외면했다. 6온 2퍼트로 트리플 보기를 범했다. 17홀 동안 쌓아온 3타를 한 홀에서 모조리 잃었다. 결국 이븐파 72타, 사흘 합계 3언더파 213타로 2위에 그쳤다..
경기 후 인터뷰에서 박상현은 "마지막 홀 실수로 이븐파를 기록했다. 가슴이 아팠다. 긴 러프에 공이 들어갔다. 아직 최종 4라운드가 남아있다. 심기일전할 계획"이라고 했다.
조민규는 9번홀(파4)까지 파 행진을 이어갔다. 그는 5번홀(파3)에서 파 퍼트를 넣고 입으로 "파·파·파·파·파"라며 답답함을 토로했다.
인코스에 들어선 그는 결국 점수를 줄이지 못한 채 10번홀, 11번홀(파4), 13번홀(파3)에서 보기를 범하며 3타를 잃었다. 마지막 18번홀 조민규는 환한 미소를 보였다. 고대하던 버디를 기록하며 한 타를 만회했기 때문이다. 그는 이날 2오버파 74타, 사흘 합계 3언더파 213타로 박상현과 나란히 공동 2위에 위치했다.
한편, 이날 언더파를 기록한 두 명의 선수가 순위를 끌어 올렸다. 이수민(27)은 버디 4개, 보기 2개를 묶어 2언더파 70타, 사흘 합계 1언더파 215타로 한 타를 줄인 이재경(21)과 함께 4위 그룹을 형성했다.
이날 데일리 베스트 스코어는 김봉섭(37)이 적어냈다. 이글 1개, 버디 3개, 보기 1개를 엮어 4언더파 68타, 사흘 합계 2오버파 218타로 미국프로골프(PGA)투어 메이저 챔프 양용은(46)과 나란히 공동 9위에 위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