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수급지수 5년 만에 최악…"매물 품귀→가격 상승 이어질 듯"

2020-10-04 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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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상 최고치에 근접한 189.3…극단적 수요 우위

이사철·임대차 3법·신도시 청약 대기 수요 맞물려

이사철과 임대차 3법, 3기 신도시 청약 대기자가 맞물리면서 서울 전역에 전세난이 심각한 수준으로 치닫고 있다. 전세수급지수는 통계상 산출하는 최대치에 근접한 상태다.

이는 유럽발 재정위기 등 영향으로 집값이 장기 침체에 빠지자 매매보다 전세를 선호했던 2015년과 유사한 수준이다.

KB부동산 ‘월간 주택가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서울 전세수급지수는 189.3으로 집계됐다. 2015년 10월(193.1) 이후로 가장 높은 수준이다.
 

[자료 = KB국민은행]


전국 전세수급지수는 지난달 187로 2013년 9월(187.1) 이후 최대치다. 이 지수는 최소 0에서 최대 200까지 산출한다. 100을 초과할수록 수요가 공급량에 비해 많다는 의미다.

최근 서울
전세수급지수 추이를 보면 지난해 1월 88.2에 불과했다가 올해 2월(160.9)까지 13개월 연속 상승했고, 잠시 주춤한 후 6월(173.5)과 7월(174.6), 8월(185.4)에도 계속 올랐다.

이처럼 전세 수요가 공급량을 크게 웃도는 원인으로는 가을 이사철과 지난 7월 시행된 임대차 3법(전월세신고제·상한제·계약갱신청구권제), 청약 대기자 등이 꼽힌다.

임대차기간이 기존 2년에서 4년으로 확대됐고, 정부가 향후 3년간 수도권에 127만 가구 규모의 새 아파트를 공급하기로 한 데 따라 청약 대기자가 늘었다는 얘기다.

공인중개사들 사이에서는 집값을 잡기 위한 다주택자 규제가 전세 공급을 줄인 주요 원인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다주택자가 전세 시장의 공급자이기 때문이다.

서울 강남구 A공인중개사사무소 대표는 “임대차기간이 늘어도 어차피 계약갱신할 사람은 전세에 머무를 테니 수요를 더 증가시키는 원인은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주된 원인은 이번 정부가 줄곧 다주택자를 규제하면서 나온 매물을 다주택자가 아니라 실수요자들이 받아 갔기에 임대 매물이 점점 사라진 것”이라고 부연했다.

수요가 공급을 크게 웃돌면서 거래 자체는 한산한 상황이다. KB 통계 기준 서울 전세거래지수는 지난달 15.3에 그쳐 최소치인 0에 근접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서 서울 아파트 월별 전세 거래량을 봐도 지난달 4518건에 불과해 지난 6월(1만1604건) 이후 줄곧 하락세에 있다.

전셋값 상승률은 KB 주간시황 통계로 지난달 21일 기준 0.5% 올라 전주(0.42%)보다 상승폭이 커졌다.

서울에서도 특히 △성동구(0.98%) △노원구(0.97%) △은평구(0.94%) △동작구(0.75%) △종로구(0.69%) 등이 서울 평균치를 상회했다.

경기도에서는 △광명(1.80%) △김포(1.08%) △남양주(0.60%) △구리(0.56%) △고양 일산동구(0.55%) 등의 상승률이 높았다.

서울 기준으로 지난달 아파트 평균 전셋값이 5억1000만원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한 주에 전반적으로 250만원씩 오르고 있다는 얘기다.

 
서울 도봉구 B공인 대표는 "조금만 고민하고 온다는 말이 이제는 안 통한다"며 "전셋값이 너무 오르니까 차라리 조금 더 무리해서 매매로 가려는 경우도 더러 있다"고 전했다.
 

[자료 = 서울부동산정보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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