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문 대통령은 개인적으로 올해가 모친인 고(故) 강한옥 여사 작고 후 지내는 첫 추석이라는 점에서 고향에 가지 못하는 심경이 남다를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는 지난달 29일 서대문구 전통시장을 찾아 귤, 거봉, 사과, 밤 등 실제 차례상에 올릴 제수용품 30만원어치를 구입하기도 했다.
영상메시지 통해 “소중한 날들 꼭 돌아올 것”
문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공개한 추석 인사 영상메시지에서 “오늘은 저희 부부가 함께 국민 한 분 한 분의 안부를 여쭙는다”면서 “우리는 만나야 흥이 나는 민족이다. 좋은 일은 만나서 두 배가 되고, 슬픈 일은 만나서 절반으로 나누는 민족”이라고 운을 뗐다.
문 대통령은 “예년만 못하더라도 내일은 오늘보다 나으리라는 마음으로 행복한 추석 보내시길 바란다”고 덕담을 전했다.
문 대통령은 “각자의 자리에서 불편을 참아주셔서 감사하다. 덕분에 우리 모두 조금씩 일상을 되찾아가고 있다”면서 “건강을 되찾지 못하고 우리 곁을 떠난 분들이 너무 안타깝다. 지켜드리지 못한 분들과 유가족, 병마와 싸우고 계신 분들에게 위로의 마음을 전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웃을 먼저 생각하는 국민 한 분 한 분, 국민 건강을 위해 헌신하고 계신 의료진과 방역 요원, 변함없이 명절을 지켜주고 계신 경찰, 소방대원들에게 깊이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제 우리는 ‘이웃’의 안전이 ‘나’의 안전이라는 것을 확인하며 새로운 시대를 준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정부는 방역에 성공하고 경제를 지켜, 어려움을 견뎌주신 국민들께 반드시 보답하겠다”면서 “사회안전망을 더욱 강화하고, 한 사람의 꿈을 귀중히 여기며 상생 번영을 향해 가겠다”고 약속했다.
김 여사도 “고향집 마당에도 아파트 앞 주차장에도 또 우리 마음에도 보름달이 뜰 것”이라며 “지금 어디에 계시든지, 우리의 마음이 함께하고 있는 한 다음 명절에는 기쁨이 두 배가 될 것이다. 한가위만큼은 몸과 마음, 모두 평안하시고 하루하루 건강과 희망을 키워주시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역대 추석 메시지 변천사…‘행복→평화→공정→방역’
문 대통령이 취임 후 관저에서 차례를 지내는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임기 첫해에는 모친과 가족들을 청와대로 초청해 차례를 지낸 바 있다.
문 대통령은 취임 후 민족 대명절인 추석에 국민들과 소통 행보를 선보이며 숨가쁜 일정을 소화해왔다.
취임 첫해에는 제2연평해전 전사자·순직자 유가족을 초청했었다. 연휴 첫날에는 ‘교통통신원’으로 라디오에 깜짝 출연해 화제가 됐다.
또한 명절에도 쉬지 못하는 군인·경찰관·소방관 12명을 선정해 격려 전화를 하고, 추석 인사 영상에서는 이해인 수녀의 시(詩) ‘달빛 기도’를 낭독하며 국민들의 행복과 평안을 기원했다.
추석 당일에는 부산에서 상경한 모친·가족들과 청와대에서 차례를 지냈다. 긴 추석 연휴기간 해외여행 대신 국내여행을 장려하기 위한 목적으로 전통마을을 손수 찾기도 했다.
2018년에는 유엔총회 참석 일정과 겹치면서 미국에서 홀로 보냈다. 대신 김 여사가 경남 양산을 찾았다. 귀국 후 문 대통령은 연차를 사용해 부친 선영이 있는 양산 소재의 하늘공원 묘지를 찾아 늦은 인사를 올렸다.
문 대통령은 영상 메시지를 통해 “추석을 국민들과 함께 보내지 못하지만 우리 겨레의 평화와 번영을 키우는 시간이 되리라고 믿는다”고 당부했다.
지난해는 취임 후 처음으로 고향에서 추석 연휴를 보냈다. 당시 부산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에 대한 관심 제고를 위해 문 대통령이 직접 부산 아세원문화원을 방문했다.
이와 함께 방송 프로그램과 라디오에 각각 출연해 남북 관계에 대한 자신의 구상을 밝히고, 추석 메시지를 전했다.
문 대통령은 “보름달이 어머니의 굽은 등과 작은 창문에까지 세상을 골고루 비추듯이 국민 모두에게 공평한 나라를 소망한다”며 당시 이른바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사태와 맞물려 ‘공정’이라는 화두가 회자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