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와 비대면 교육
포스트 코로나 시대, 비대면 교육의 필수템으로 떠오른 기기가 전자칠판이다. 이정협 이솔정보통신 대표는 뛰어난 판매 능력으로 영업부장에 오르고, 창업과 인수합병(M&A)를 거쳐 회사를 업계 2위까지 올려놓은 '전자칠판 외길 인생'의 주인공이다. 전자칠판이 있는 교실에서는 분필이 아닌 대형 모니터 하나로 모든 수업을 진행한다. 학생들은 선생님의 강의를 파일로 저장해 복습할 수 있고, 다양한 디지털 콘텐츠를 학습에 활용 가능하다. 전자칠판과 함께 ‘스마트 교실’을 꿈꾸고 있는 그를 화상 인터뷰로 만났다.
- 간단한 기업 소개를 부탁한다
- 코로나19로 오히려 수혜를 봤다
“비대면 수업이 진행되면서 도움을 많이 받고 있다. 학생들이 학교에 못 나가고, 선생님도 학생들을 교실에서 가르칠 수 없는 상황이다. 원격 수업을 진행하려고 해도 보조기구 있어야 하는데, 캠이나 줌으로 연결해서 수업하면 과부하 문제가 생긴다. 많은 학생들이 한 번에 몰리면 실시간 화상 수업도 어렵다.
전자칠판을 이용하면 자체 강의를 만들어서 서버에 올리는 형태로 학습을 도와줄 수 있다. 학생들은 휴대폰을 활용해 전자칠판 강의를 언제, 어느 곳에서나 볼 수 있다. 분필 칠판과는 전혀 다른 개념으로 접근한다.
전자칠판이 국내에 도입된 지 20년째인데, 그동안 필요성을 못 느끼다가 코로나19가 찾아 왔다. 연배가 높은 분들은 장비 사용을 두려워하기도 했다. 이제는 선생님들이 먼저 전자칠판에 대해 공부하고, 강의 콘텐츠를 만든다.“
- 중국 업체들과의 원가 경쟁이 심하다고 들었다
“가격 측면에서는 막을 방법이 없다. 값싼 제품이 밀려오다 보니 민간 학원이나 연수원 등에서는 중국산을 많이 사용한다. 그나마 조달청에는 직접생산 인증을 받아야 납품할 수 있어 보호를 받고 있다.
중국 업체도 기술이 좋아졌지만, 제품의 질 측면에서는 우리와 차이가 있다. AS문제도 크다. 이솔정보통신은 20년 동안 성장하면서 차별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메이드 인 코리아' 브랜드를 내세워 한국에서 뿐만 아니라 중동, 동남아도 진출 중이다.“
- 특허가 많다
“2000년대 초중반부터 사업을 하다 보니 특허가 많이 쌓였다. 당시만 하더라도 전자칠판을 개발할 수 있는 업체가 별로 없었다. 계속 노력하다 보니 원천 기술과 특허가 많아지더라. 지금도 특허 출원은 계속하고 있다. 연구소나 임직원이 좋은 아이디어를 계속 낼 수 있도록 격려하고 있다.
- 원래 창업을 꿈꿨나
“사실 이렇게까지 될 줄 몰랐다. 다른 전자칠판 업체에서 영업부장으로 일하다가 나와서 창업을 했고, 업계 3위까지 올려 놨다. 이후 업계 2위 업체와 M&A를 했다. 그 2위 업체 이름이 이솔정보통신이다. 원래 있던 사장님은 은퇴하고, 이름을 그대로 받아 운영하고 있다. 창업부터 계산하면 10년 넘게 회사를 경영하고 있다.
지난해까지는 힘들었다. M&A를 하면 매출이 빠르게 올라갈 줄 알았는데, 100억원에서 멈췄다. 올초까지만 해도 계획과 다르게 쫓긴다는 느낌이었는데, 코로나19가 터지면서 전자칠판 수요가 급증했다. 지난 1분기만 보면 업계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운이 좋았기 때문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노력한 덕분이라고 생각한다. 직원들도 힘든 와중에 계속 따라와 줬다.“
- 향후 목표는 무엇인가
“업계 1위다. 잠깐이었지만, 올 초에 1위를 해보니 기분이 좋더라. 우리가 공장이 좁았는데, 기술보증기금에서 도움을 받아 공장도 새로 지었다. 전자칠판은 부피가 크기 때문에 공장이 작으면 50대, 100대씩 주문을 받아도 소화할 수가 없다. 공장을 새로 지어서 이 문제도 해결했다. 영업적인 부분에서는 다른 회사에 절대 밀리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직원들도 열심히 하고 있다. 다 같이 힘을 합친다면 업계 1위도 충분히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