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현지시간)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미국 실리콘밸리 프리몬트 공장 외부에서 열린 주주총회 겸 ‘배터리데이’에서 “한 달 뒤 완전자율주행 버전이 탑재된 차를 시범적으로 공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현재 자율주행 시 사고율은 경쟁사의 10분의1에 불과하다”면서도 “시내에서의 자율주행 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8개의 카메라를 이용한 3D(입체) 영상 인식 기술을 적용해 해결했다”고 설명했다.
테슬라의 자율주행은 레이더와 라이더를 사용하는 타 완성차 업체와 달리 비디오를 찍어 장애물을 식별하는 방식을 적용한다. 3D 영상 인식기술을 언급한 것은 이러한 맥락이다.
앞서 머스크는 지난 7월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세계인공지능대회(WAIC)에서 영상 메시지를 통해 “올해 안에 5단계 자율주행 기본 기능을 갖게 될 것”이라 밝힌 바 있어 기대감은 더욱 크다.
국제자동차기술자협회는 자율주행 자동차를 능력별로 레벨 0부터 레벨 5까지 총 6단계로 구분한다. 레벨 0에서 레벨 2까지는 운전의 주체가 운전자로, 자동차 시스템이 주행 일부를 도와주는 단계다. 현재까지의 자동차가 대부분 여기에 해당한다.
최신 프리미엄 양산 차에는 레벨 3에 근접한 시스템도 속속 등장한다. 캐딜락 ‘슈퍼 크루즈’와 테슬라 ‘FSD(Full Self-Driving)’, 제네시스의 ‘HDA 2’가 레벨 3에 근접한다. FSD와 HDA 2는 고속도로 같은 특정 구간에서 차선 유지와 조향 보조, 방향지시등 작동 시 차선 변경, 분기로 진입 및 본선 합류 등을 지원한다.
김준기 한국자동차산업협회 실장은 “구글 등 유수의 기업들이 완전 자율주행 자동차를 꿈꾸며 다른 통신사들과 협업을 이루면서 연구하고 있다”며 “한 달 뒤 결과물을 본 뒤에야 자율주행 수준을 판단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자율주행 기술 수준이 낮게 평가됐던 테슬라가 레벨 5에 다다르는 기술을 선보일 경우, 글로벌 자동차 시장의 판도는 뒤집힐 수 있다.
자율주행은 운전으로부터 자유로워지므로 차량이 이동하는 중에도 모든 탑승자가 시간을 여유롭게 활용할 수 있다. 또 교통사고 감소, 에너지 절감 등을 통해 막대한 사회적 비용 낭비를 최소화할 수 있어 최상위 혁신 기술로 꼽힌다.
만약 테슬라가 5단계 자율주행 기술을 내놓을 경우, 자동차 산업은 물론 모빌리티 업계 전반에 걸친 판도를 바꿀 수 있다.
다만 자동차 부품‧기술 업계의 시선은 부정적이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현재 대부분의 기업과 연구자들은 4단계 완성을 타기팅하고 연구하는 단계”라며 “이 단계를 건너뛰어 완전 자율주행자동차를 선보일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