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기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LG화학 물적분할로 인한 개인투자자 피해를 막아달라"는 청원도 올라왔다. 동학개미운동의 한 축을 담당했던 LG화학 주가가 휘청이면서 동학개미들도 갈 곳을 잃어 패닉에 빠진 모양새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LG화학 주가는 전날보다 6.11% 하락한 64만5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피 시가총액 3위 자리를 놓고 삼성바이오로직스·네이버와 치열하게 펼치던 접전에서도 멀찍이 밀려났다.
LG화학 주주들이 '패닉 셀'에 나선 것은 전지사업본부 물적분할 소식이 전해지면서다. 그러나 시장은 '오비이락'이라는 평가다. 이미 지나치게 올라 조정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LG화학 주가는 지난 3월 23만원으로 저점을 찍은 후 급격히 상승, 지난 8월 27일 장중 78만5000원을 52주 최고가를 찍었다. 주가수익비율(PER)은 111.19배로 동일업종 PER 60.03배보다 두 배가량 높다.
전문가들은 "이론적으로 물적분할은 기존 주주가치에 변화가 없다"고 말하지만 투자자들은 "분사한 자회사의 실적과 모회사 주가의 흐름은 일치하지 않는다"고 지적한다.
일부 주주들은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을 찾아 투자자들의 피해를 막아달라고 호소하기도 했다. 이 청원에 대한 참여인원은 17일 오후 3시 40분 현재 4300명을 웃돈다.
다만 증권가에선 분할방식이 아닌 기업가치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지적한다.
윤재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기존 주주입장에서는 인적분할 시 장점인 LG배터리(가칭) 지분 직접 보유 및 상장에 따른 가치평가 정상화의 기회를 박탈당했다고 심정적으로 느낄 뿐"이라면서 "물적분할을 통한 지배력 강화는 기술유출 우려 및 경쟁격화 등을 감안할 때 매우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분할방식에 대한 논쟁은 투자포인트를 잊게 만들고 논점을 흐릴 뿐"이라며 "주주입장에서는 '기업가치 상승'이 최초의 투자포인트였을 것이고 물적분할이 결론적으로 생존과 기업가치 상승으로 귀결될 것인지만 판단하면 된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증권가 관계자는 "오히려 LG화학이 분사를 안하고 자금조달을 위해 유상증자 등의 방식을 택하면 지분이 희석되는 피해가 더 클 수 있다"며 "물적분할 후 상장을 하면 비교적 손쉽게 대규모 자금을 확보하고 경영 효율화가 이뤄질 수 있어 모회사와 자회사 모두 기업가치를 제고시킬 수 있는 방안"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