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극장가가 추석·국경절 8일 간의 장기 '황금연휴(黃金周)'를 맞이해 들썩이고 있다. 특히 올 초 터진 코로나19 사태로 춘제(春節·설) 대목 장사를 완전히 망쳐버린 영화업계는 이번 국경절 연휴 '대박'을 노리고 있다.
국경절은 춘제와 함께 중국 극장가 양대 대목으로 꼽히는 항금연휴다. 특히 올해는 중추절(中秋節·추석) 연휴까지 몰린 이른바 ‘쌍제(雙節·겹연휴)’다. 코로나19 진정세로 영화관 봉쇄령이 해제된 상황에서 올해 극장가가 관객이 대거 몰릴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15일 중국 매일경제신문에 따르면 국경절 연휴기간을 맞이해 최소 8편의 영화 신작이 개봉을 앞두고 있다.
코로나19 봉쇄령으로 춘제 개봉을 포기하고 장장 8개월을 기다린 영화들이 이번 국경절 연휴 줄줄이 개봉한다. ‘탈관(奪冠·우승)’, ’급선봉(急先鋒)’·'강자아(姜子牙·강태공)'가 바로 그것. 이외에도 ‘아화아적고향(我和我的家鄉·나와 나의 고향)’, '이점취도가(壹點就到家)' 등도 개봉한다.
보도에 따르면 이들 영화 8편와 관련된 영화 제작사를 모두 합치면 90여곳이 넘는다. 상반기 영화관 봉쇄령으로 고난의 시기를 겪었던 이들의 목숨이 올해 국경절 연휴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국경절 연휴까지 상영일을 연장하겠다고 선언한 영화도 있다. 항일 전쟁을 소재로 한 애국주의 대작 ‘팔백(八佰)'이다. 지난 8월 21일 개봉해 3주 만에 누적 박스오피스 수입 27억 위안을 거뒀는데, 이 기세를 국경절 연휴까지 이어가겠다는 계획이다.
중국경제망은 "최강의 국경절 영화 대목이 될 것"으로 기대감을 표했다.
◆ 달아오른 극장가···지난해 박스오피스 뛰어넘을까
심지어 영화계 일각에선 올해 국경절 연휴 박스오피스 수익이 지난해 수준을 웃돌 것이란 장밋빛 희망이 나온다고 중국 첸장만보는 보도했다. 창위둥 보나영화사 회장도 "충분히 가능하다"고 낙관적으로 전망했다.
코로나19 사태 진정세로 영화관 봉쇄령이 해제된 지난 7월 20일부터 9월 14일까지 약 두달도 채 안 되는 기간 누적 박스오피스 수입은 50억 위안을 돌파했다. 현재 전국 영화관 상영이 100% 재개된 상황에서 지난해 신기록도 넘어설 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
지난해 국경절 박스오피스 수입은 43억8000만 위안으로 국경절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사실 코로나19 사태로 중국 영화계는 직격탄을 맞았다. 후베이성 우한에 봉쇄령이 떨어진 지난 1월 24일부터 7월 20일까지 약 180일 동안 중국 전역의 1만2000여곳 극장은 일제히 문을 닫았다. 1월 말 춘제 연휴 대목 장사도 망쳤다. 매년 춘제 때마다 50억 위안 넘게 벌어들였던 박스오피스 수입을 몽땅 날려버린 셈이다.
실제로 코로나19 충격에 중국 대형 극장체인 완다시네마는 올 상반기 15억 위안(약 2600억원)이 넘는 적자를 입었다. 중국 대형 영화사 광셴촨메이는 올 상반기 순익이 2057만 위안으로, 전년 동기 대비 5분의1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중국 데이터 서비스 제공기업 톈옌차에 따르면 올해 최소 1542개의 영화 회사와 스튜디오가 폐업했고, 8000개가 넘는 영화제작사, 영화 컨설팅사 및 기타 영화 관련 기업도 문을 닫았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