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부동산 시장이 여전히 불안정한 양상을 보이는 가운데 지방 광역시도 곳곳에서 이상 징후가 감지되고 있다. 규제지역 여부와 관계 없이 집값이 과열 양상을 보이면서 '똘똘한 한 채'를 찾으려는 주거 양극화가 심화되는 모습이다.
13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부산 수영구 남천동의 '삼익비치' 전용면적 131㎡가 지난달 최고 17억3000만원에 거래됐다. 2019년 8월 같은 면적이 8억1000만원에 거래된 점을 감안하면 1년 만에 집값이 2배 이상 오른 셈이다.
이는 조정대상지역 해제와 재건축 영향이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11월 정부가 부산 수영구와 해운대구, 동래구 등의 조정대상지역을 해제하면서 타 지역 거주자들의 아파트 매입이 대폭 증가했고 재건축 사업도 속도를 내고 있다.
대구에서는 수성구 범어동의 '빌리브범어' 전용 84㎡ 지난달 말 15억3000만원에 거래되며 아파트값이 주택담보대출 금지선인 15억원을 넘긴 사례가 나왔다. 대구는 물론이고 지방 광역시에서 중형 면적 매매가가 15억원을 넘긴 건 이번이 처음이다.
수성구는 대구에서 유일하게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된 곳인데 한 달 만에 신고가를 갈아치운 데다가 '심리적 지지선'인 15억원을 넘기며 인근 단지도 함께 들썩이는 모습이다.
청호로를 사이에 두고 빌리브범어와 마주한 '범어센트레빌'의 같은 주택형 매물은 14억9500만원에 형성돼 있다.
시장에서는 15억원을 넘긴 사례가 아직 한 건에 불과해 대세로 자리잡았다고 보기는 힘들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학군 경쟁력이 워낙 강해 핵심지역을 중심으로 문의는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잇달아 내놓은 고강도 부동산 규제에 학군 프리미엄을 갖춘 '똘똘한 한 채'를 선호하는 심리가 더 강해졌다"며 "지방은 교통이나 상업 인프라가 부족한 부분이 많아 주거 양극화가 심화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