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간 ‘170조+α’ 투자…文, 한국판 뉴딜에 집권 후반기 명운 걸었다

2020-09-03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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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역·경제 ‘두 마리 토끼잡기’…경제 위기 극복에 총력

국민참여형 뉴딜 펀드 20조 규모 조성…집중투자 계획

10대 금융지주 회장 총출동…‘관제금융 부활’ 논란도

“금융산업 업그레이드 기회…대한민국 미래 달린 일”

문재인 대통령이 3일 오전 청와대에서 제1차 한국판 뉴딜 전략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 사태로 주춤했던 경제 위기 극복 카드로 한국판 뉴딜을 재차 꺼내들며 집권 후반기 국정운영 드라이브에 고삐를 죄었다.

문 대통령은 3일 청와대에서 제1회 한국판 뉴딜 전략회의를 주재하며 그동안 줄곧 강조했던 방역과 경제의 ‘두 마리 토끼잡기’에 나섰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정부 주도의 ‘관제금융 부활’에 대한 우려감도 나왔다. <관련기사 3·14면>
문 대통령은 이날 ‘국민이 참여하는 뉴딜 펀드, 뉴딜 금융’이라는 주제로 열린 회의에서 한국판 뉴딜의 성공을 위해 민간과 손을 잡고 뉴딜금융 활성화에 ‘170조원+알파(α)’를 지원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향후 5년간 정책금융기관이 100조원, 민간 금융기관이 70조원을 투입해 뉴딜 프로젝트나 기업에 대한 금융지원을 뒷받침한다.

문 대통령은 모두발언에서 “현재의 위기를 신속히 탈출하기 위해 온 힘을 모으면서도 대한민국의 미래를 개척하는 일 또한 한시도 멈출 수 없다”면서 “한국판 뉴딜은 대한민국의 미래가 달린 일”이라고 역설했다.

특히 이번 회의에는 조용병 신한금융지주회장, 윤종규 KB금융지주회장, 김광수 NH농협금융지주회장, 손태승 우리금융지주회장, 유상호 한국투자금융지주부회장 등 9개 금융지주 대표와 박현주 미래에셋금융그룹회장 등 금융계 인사들이 총출동했다. 직원 중에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하나금융지주의 김정태 회장은 영상으로 참여했다.

먼저 문 대통령은 “우리 금융권은 기업을 살리고 국민의 일자리를 지키는 데 실로 지대한 역할을 하고 있다”면서 코로나19 위기 극복에 ‘구원투수’로 나선 금융권에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한국판 뉴딜의 성공 조건인 ‘물적 기반’ 마련에 금융권의 역할이 필수라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은 “한국형 뉴딜 사업은 금융산업을 한 차원 높게 업그레이드할 기회”라며 “시중의 유동자금이 부동산을 떠나 새로운 투자처로 이동할 수 있도록, 뉴딜 펀드가 매력적인 투자 대안이 되도록 힘을 모아달라”고 당부했다.

정부가 밝힌 ‘국민참여형 뉴딜펀드 조성 및 뉴딜금융 지원방안’은 한국판 뉴딜펀드를 정책형 뉴딜펀드 신설, 뉴딜 인프라펀드 육성, 민간 뉴딜펀드 활성화 등 크게 세 가지 유형으로 구분했다.

정부와 정책 금융기관이 ‘선(先) 투자’한 뒤 후순위 출자 설정, 세제 혜택 등 단계적 유인책을 통해 민간 투자를 활성화하겠다는 전략이다.

문 대통령은 “국민과 함께 재정, 정책금융, 민간금융 3대 축으로 한국판 뉴딜의 성공을 이끌고자 한다”면서 “국민참여형 뉴딜펀드, 정책금융과 민간금융을 통해 단일 프로젝트로는 역대 최대 규모의 투자가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금융계가 안게 될 막대한 재정부담은 과감한 규제개혁으로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이는 관제금융 논란과도 연관된 사안이다.

문 대통령은 “정부의 마중물 역할과 정책금융의 적극적 기여, 여기에 민간의 협조까지 더하게 됨으로써 한국판 뉴딜을 힘 있게 추진할 물적 기반이 마련된 것”이라며 “정부는 한국판 뉴딜을 촉진하는 데 필요한 제도 개선과 규제혁신을 속도감 있게 추진하겠다”고 약속했다.

정부는 민간 뉴딜펀드 활성화를 위해 현장 민원 해결, 규제 혁파 등 제도개선을 적극 지원하는 한편, 개인투자자의 투자 편의를 위해 디지털·그린 지수를 개발해 상장지수펀드(ETF) 등 지수연계상품 출시를 추진할 방침이다.

문 대통령이 1차 전략회의를 시작으로 다시 한국판 뉴딜 추진 의지를 밝히면서 당·정도 조만간 구체화된 실행계획들을 잇달아 내놓을 것으로 예상된다. 문 대통령은 지난 7월 14일 대국민 보고대회에서 월 1~2회 직접 전략회의를 주재하고 한국판 뉴딜과 관련한 주요 사항에 관한 결정을 신속하게 추진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당 대표 당선 후 청와대를 처음으로 방문한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이어진 오찬에서 “한국판 뉴딜은 미래를 준비하는 토대이자 마중물이며, 그 병참기지가 뉴딜펀드”라며 “한국형 뉴딜에 반드시 성공해야 한다. 국회는 정부와 한마음으로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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