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열린 국무회의에서 정부가 내놓은 '2021년 예산안’과 ‘2020~2024년 국가재정운용계획’에 따르면, 재정수입(총수입)은 이 기간에 연평균 3.5% 수준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국세수입은 올해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경기 부진 등의 영향으로 내년까지 증가폭이 둔화해 연평균 2.8% 증가에 그칠 것으로 예측됐다. 세외수입과 기금수입은 연평균 2.0%, 5.0% 증가에 그칠 것으로 전망됐다.
여기에 재정지출(총지출)은 2020~2024년 기간 중 연평균 5.7%씩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경제역동성 회복과 혁신적 포용국가 체감 성과를 확산하기 위해 내년에도 확장적 재정기조를 유지한다는 게 정부의 입장이다. 의무지출은 5년간 연평균 5.3% 수준으로 확대된다. 복지분야 법정지출 등을 중심으로 확대된다. 재량지출의 경우, 같은 기간에 연평균 6.2%가량 증가한다.
재정 추이를 볼 때 총수입에서 총지출을 뺀 통합재정수지는 올해 76조2000억원의 적자를 시작으로 오는 2024년에는 88조1000억원(-3.9%)의 GDP 대비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통합재정수지에서 국민연금 등 사회보험기금 수지를 제외해 실질적인 재정 상태를 나타내는 관리재정수지의 경우, 2024년에는 127조5000억원(-5.6%)의 GDP 대비 적자 수준을 나타낼 것으로 예측됐다.
정부는 당장 우려할 상황은 아니라고 말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인 110%보다 낮은 수준이라는 얘기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역시 예산안 사전 브리핑에서 "G20 국가 등 대부분 선진국이 코로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적극적인 재정지출로 대응하고 있고 우리나라는 상대적으로 다른 나라에 비해 재정 여력이 있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일정 기간 감내할 수 있다는 게 정부의 입장이지만, 향후 재정 여력을 갖추기 위해서라도 세수 확보 방안을 찾아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현시점에서 직접적인 세수 확보 방안인 증세 방안에 대해 정부와 여당이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는 만큼 경제 전문가들은 장기 재정 확보 전략부터 내놔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부형 현대경제연구원 이사는 "세수를 늘려 재정을 확보하고 공평하고 합리적인 분배를 하는 게 바람직하다"며 "현재 상황을 볼 때 복지도 중요하지만, 생산적인 투자에 들어가는 돈이 부족한 게 문제여서 이는 곧바로 잠재성장률을 갉아먹게 돼 재정에 부담을 주게 된다"고 경고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도 "빠르게 증가하는 정부재정지출을 통제하지 못하면 증세논의를 해야 한다"며 "재정을 관리하기 위한 지출 구조조정 등을 합리적으로 수립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