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서 지난 5월 한은은 코로나19에 따른 경기 위축으로 1998년(-5.1%) 외환위기 이후 22년 만의 역성장을 우려하며 –0.2%의 성장률을 제시했으나, 이후 코로나19가 재확산되면서 3개월 만에 눈높이가 낮아진 셈이다.
한은은 이날 발표한 경제전망 보고서에서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0.2%에서 -1.3%로 1.1% 포인트나 하향 조정했다.
한국 경제가 실제로 '역성장'을 경험한 해는 1980년(-1.6%), 1998년(-5.1%) 단 두 차례밖에 없었다. 한은이 글로벌 금융위기 충격에 마이너스(-1.6%)를 점쳤던 2009년조차 실제 성장률은 0.8%에 이르렀다. 올해 성장률이 마이너스로 확정되면 1998년 외환위기 당시 이후 22년 만에 첫 사례다.
내년 성장률은 2.8%로 전망됐다. 역시 직전 전망(3.1%)보다 0.3% 포인트 낮은 수치다. 올해와 내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각각 0.4%, 1%로 제시됐다.
한은의 수정 경제전망을 부문별로 나눠보면, 우선 하반기 상품 수출이 작년 동기보다 5.6%나 줄면서 연간 감소율이 4.5%에 이를 것으로 예상됐다.
IT(정보통신) 부문의 경우, 반도체 경기 회복이 지연되는 가운데 세계 수요 둔화로 디스플레이패널·휴대전화 등이 부진하고, 이외의 부문도 저유가·수요 둔화에 고전할 것으로 전망됐다.
민간소비 역시 상·하반기 각각 -4.4%, -3.4%의 성장률로 연간 3.9% 뒷걸음친다는 게 한은의 분석이다. 무엇보다 최근 시작된 코로나19 재확산이 민간소비 회복을 제약할 것으로 우려됐다. 건설투자도 올해 0.7% 역성장할 전망이다.
취업자 수는 코로나19 여파로 올해 13만명 감소했다가 내년 20만명가량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한은의 올해와 내년 경상수지 흑자 예상액은 각각 540억달러, 550억달러였다. 두 해 모두 2019년의 600억 달러보다 적은 규모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5월 전망에서는 하반기 들어 코로나19 글로벌 확산세가 진정될 것으로 봤는데 (현재까지) 꺾이지 않고 있고, 국내에서도 재확산이 발생했다"며 "우리 수출과 국내 소비 개선 흐름이 당초 예상보다 더딜 것으로 봤다"고 말했다.
한편 한은은 기본 가정보다 국내외 코로나19 확산 진정 시점이 앞당겨지는 '낙관적' 시나리오에서는 올해 –0.9% 성장을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