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청은 18일 '7월 월간 수출입 집계' 확정치를 발표했다. 작년 동월 대비 7월 수출은 7.1% 감소한 428억 달러, 수입은 11.6% 감소한 387억 달러로 집계됐다. 무역흑자는 41억 달러를 기록, 3개월 연속 흑자를 이어갔다.
작년 동월 대비 수출액 증감률은 3월 -1.7%로 역성장을 기록하면서 4월과 5월 각각 -25.6%, -23.8%로 최악의 수출실적을 보였다. 이후 6월 수출 증감률은 -10.8%로 다소 회복되는 모습을 보이며 7월 한 자릿수 감소로 반등했다.
7월 수출을 품목별로 보면 반도체(5.5%), 선박(18.8%) 등은 증가해 수출 실적을 지탱했다. 반면 나머지 주력 제품인 승용차(-1.8%), 석유제품(-42.7%), 무선통신기기(-8.9%), 자동차 부품(-26.7%), 가전제품(-8.7%) 등은 모두 감소했다.
최대 수출국인 중국은 4월 수출액 증감률 -18.3%로 최악을 기록했지만, 5월부터 반등 양상을 보이며 6월부터 증가로 전환했다. 중국의 경기회복이 한국의 수출 증가로 이어지며 실적을 개선했다.
미국으로의 수출은 4개월 만에 작년 동월 대비 증가로 전환했다. 미국은 자동차와 반도체 수요가 늘면서 한국의 7월 수출실적을 견인했다.
나머지 국가들인 베트남(-0.6%), EU(-11.2%), 일본(-21.6%), 중동(-24.7%) 등은 작년 동기 대비 수출액이 감소했다.
수출액 감소세가 상당폭 줄어들었던 지난달과 달리, 8월 실적은 또다시 악화하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달 초께 관세청에서 발표한 수출액 증감률 실적을 살펴보면 -23.6%를 기록하며 또다시 하락폭이 커졌기 때문이다. 이달 중순부터 국내 코로나 확진자의 급속한 확산이 수출입 실적에 영향을 끼칠 가능성도 열렸다. 이미 근무지 곳곳에서는 재택근무의 확산이 시작되고 있다.
신용민 산업통상자원부 수출입과장은 "중국의 경기회복이 7월 한국의 수출실적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며 선방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다만 8월 휴가철이 이어졌고 코로나19로 인한 변수가 남아 있는 상황이라 수출입 상황을 계속 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평가했다.
여기에 세계 3위 '경제 대국'인 일본의 2분기 경제성장률이 사상 최대 폭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한 점 역시 한국 경제에는 달갑지 않다. 일본의 올해 2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전 분기 대비 7.8% 감소한 상태다. 1955년 이후 가장 큰 폭의 역성장이라는 분석이다. 한·일 수출 규제 등 갈등 상황이 이어지는 것뿐만 아니라 일본의 역성장 역풍이 한국에 불어올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는 모습이다.
정인교 인하대 국제통상학부 교수는 "전 세계적으로 아직 경제활동이 위축돼 있으며 일본과 유럽의 경제성장률은 전체적으로 마이너스 10%에 가까울 정도로 상황이 좋지 않다"며 "우리나라의 수출이 다른 나라의 경제활동과 엮여 있는 상황에서 코로나19 문제 등이 해결되지 않아 하반기 무역수지는 전망이 좋지 않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