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쇼크'로 유통사 휘청하는데…현대百 선방한 이유

2020-08-1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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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百, 3사 중 유일 신규 출점 성장 전략 추구

롯데 '마트'·신세계 '면세점' 뼈아픈 실적 하락

올 2분기 '유통 빅3' 현대백화점그룹도 코로나 쇼크에서 휘청했다. 그러나 롯데, 신세계백화점 보다는 실적 면에서 선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롯데쇼핑은 롯데마트, 신세계는 신세계디에프(면세점)의 부진이 뼈아팠다. 이에 반해 현대백화점그룹의 경우 면세점 추가 출점 효과 및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공항 면세점 사업 위축이 오히려 손익에는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사진=현대백화점 제공]

현대百, 3사 중 유일하게 출점 성장 추구
1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현대백화점은 2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지난해 동기 대비 84.0% 감소한 81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매출은 5166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3.1% 감소했고 순이익은 작년 동기보다 69.3% 감소한 147억원으로 집계됐다.

백화점 사업 영업이익은 262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62.5% 감소했으며, 매출액도 4245억원으로 10.3% 줄었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코로나19으로 인해 전반적으로 영업환경이 악화하며 백화점 부문 매출이 감소했고 그로 인한 고정비 부담 증가 등으로 영업이익도 줄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화점 부문 매출이 6월을 기점으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며 아웃렛 신규 매장과 식품 전문몰 개장 효과 등으로 3분기에는 실적이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현대백화점은 경쟁사들이 5월부터 눈에 띄는 매출 회복세를 보인 데 반해 6월부터 실적 개선이 이뤄졌다. 4월부터 압구정 본점, 중동점 리뉴얼을 개시한 결과다. 본점 리뉴얼은 7월 완료, 대전 아웃렛 매장이 6월 개장해 순항 중인 만큼 3분기는 지난해 대비 영업이익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대전 아울렛 매장은 7월 기준 매출 300억원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백화점그룹은 백화점 3사 가운데 유일하게 지속적인 신규 출점을 통한 성장 전략을 추구하고 있다. 오는 11월 남양주 아울렛, 내년 1월 여의도 파크원, 내년 4분기 동탄 아울렛 등 신규 출점 예정이다. 

백화점의 실적 부진은 면세 부문 실적 개선으로 상쇄했다. 면세점 사업은 올해 2월 2호점인 동대문점 신규 개점 효과로 매출이 37.3% 증가했다. 고정비 부담 하락으로 영업적자는 181억원으로 지난해 2분기보다 적자 규모가 14억원 줄어들었다.

면세점은 점진적인 매출 개선세가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2분기 면세점 일매출액은 30억원 수준이었으나, 8월에느 40억원 수준까지 올라왔다.

9월엔 인천공항 T1 패션구역에 입점할 예정이다. 임차료 부담이 임차료 인하(50%)나 매출연동제 적용으로 낮아진다면, 연말까지 면세점에 따른 실적 부담은 크지 않을 전망이다. 박은경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공항 이용객 없기에 매출에 대한 기대감은 낮으나 비용에 대해서도 크게 우려하지 않아도 된다"면서 "공항공사의 전향적인 임대료 감면 등의 지원을 기대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마트·면세점에 발목잡힌 롯데쇼핑·신세계
신세계는 올 2분기 영업손실 431억원으로 적자전환했다. 같은 기간 매출은 1조144억원으로 32.6% 감소했고, 순손실은 1062억원이다.

신세계의 분기 적자는 지난 2011년 이마트와 인적 분할 이후 처음이다. 코로나19 장기화로 롯데쇼핑에 이어 또 하나의 유통 공룡이 창사 이래 최악의 실적을 기록한 것이다.

신세계의 급격한 실적 악화는 코로나19에 직격탄을 맞은 면세점 사업 부진이 계속된 탓이다. 면세사업을 하는 신세계디에프는 올 2분기 370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올 상반기 영업손실만 694억원에 달한다.

특히, 2분기 코로나19로 하늘길이 막혀 사실상 정상적인 영업이 불가능했던 인천공항 등 공항면세점 매출은 92% 급감했다. 외국인 관광객 발길이 끊긴 탓에 명동점 등 시내면세점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1% 줄었다.

비용절감을 위해 휴점과 단축 영업을 반복하면서 실적에 악영향을 줬다. 정부가 면세점 추가 지원에 나섰지만 매월 수백억 원에 달하는 인천공항 임대료를 내면서 적자 폭을 키웠다.

신세계 관계자는 "올 2분기 백화점의 빠른 매출 회복세를 중심으로 어려운 영업환경 속에서도 선방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면세사업의 완만한 회복과 SI의 국내 패션 사업 재편에 따른 수익성 강화, 중국 온라인 판매채널 확장, 까사미아의 지속적 매출 신장까지 더해져 3분기에는 보다 개선된 실적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롯데쇼핑 역시 올 2분기 영업이익 지난해 동기보다 98.5% 감소한 14억원을 기록하며 적자를 간신히 면했다. 매출은 4조459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9.2% 감소했다. 순손실은 1990억원으로 적자로 돌아섰다.

코로나19 영향으로 할인점(롯데마트)과 영화관 매출 부진이 실적 악화의 주요 원인이다.

롯데마트는 2분기 매출 1조4650억원으로 전년 대비 8.5% 감소했고, 578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임시휴점과 단축영업, 긴급재난지원금 사용 제한 영향으로 매출 부진이 심화됐다. 점포 구조조정 관련 충당금 설정으로 전분기 대비 적자 전환이 불가피했다고 롯데쇼핑 측은 설명했다.

컬처웍스는 2분기 매출액이 317억 원으로 전년 대비 82.2% 감소했다.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결과다. 영화관 관객수 감소 및 대형 작품 미개봉 등으로 부진을 면치 못했다. 여기에 고정비 부담까지 커지면서 506억원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올해 2분기 역시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대형 집객시설 기피 및 소비 심리 악화로 국내 유통 기업들이 어려움이 많았다"면서 "하반기 할인점은 스마트스토어 구축을 통해 배송 차별화를 꾀하고, 롯데온을 활용한 온라인 영업환경을 지속적으로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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