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번은 실수지만, 두 번은···."
인기 웹툰작가이자 방송인으로 활발하게 활동 중인 기안84(본명 김희민)가 또다시 여혐(여성혐오) 논란에 휘말렸다. 과거 여러 차례 여혐논란이 제기된 만큼 기안84의 연재중단과 방송하차를 요구하는 여론은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기안84는 지난 11일 네이버 웹툰 연재작 '복학왕' 304화에서 기안그룹 인턴인 여자주인공 봉지은이 취업을 위해 회식 자리에서 배 위에 조개를 얹어 깨부수는 장면을 그려넣었다. 이어 "열심히 한다고 되는 게 아니다. 학벌이나 스펙, 노력 같은 레벨의 것이 아닌··· 그녀의 세포 자체가 업무를 원하고 있었다"라는 문장을 덧붙였다. 이와 함께 봉지은이 40대 노총각 팀장과 교제하게 되면서 취업에 성공하는 설정을 넣었다.
일부 독자들은 봉지은이 조개를 깨부수는 장면과 40대 팀장과 교제하는 내용이 상사와의 부적절한 관계를 통해 취업에 성공한다는 의미로 해석된다고 주장했다.
기안84는 앞서 수차례 여성혐오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기안84라는 작가 필명이 화성연쇄살인사건 여성 피해자들을 비하하는 내용이라는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었다. 그는 2011년 자신의 블로그에 "논두렁이 아름답고 여자들이 실종되는 도시 화성시 기안동에 살던 84년생"이라고 필명의 뜻을 설명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웹툰 '복학왕' 141화에서는 30살 여자를 '늙었다'고 묘사해 빈축을 샀다. 그는 해당 회차에서 노안숙이라는 여성 캐릭터가 "내 나이 30살. 88년생··· 아무리 화장을 해도,,아무리 좋은 걸 발라도 세월을 지울 수는 없었다", "명품으로 날 꾸며 보지만 보세로 꾸민 신입생이 훨씬 예쁘다" 등의 독백을 하는 장면을 연출했다.
일부 누리꾼은 여혐 논란이 지나친 확대 해석이라는 주장을 펼치며 기안84의 하차를 요구하는 여론이 "페미니스트의 마녀사냥"이라고 몰아가고 있다.
논란이 확산하자 기안84는 문제의 장면을 수정하고 "작품에서의 부적절한 묘사로 다시금 심려를 끼쳐드려 정말 죄송하다"고 공식 사과했다.
기안84는 "일자리를 구하기 힘든 봉지은이 귀여움으로 승부를 본다는 설정을 추가하면서 이런 사회를 개그스럽게 풍자할 수 있는 장면을 고민하다가 귀여운 수달로 그려보게 됐다"면서 "수달이 조개를 깨서 먹을 것을 얻는 모습을 봉지은이 물에 떠 있는 수달로 겹쳐지게 표현해보고자 했는데 이 장면에 대해 깊게 고민하지 못했던 것 같다"고 해명했다.
이어 "더 많이 고민하고 원고작업을 했어야 했는데 불쾌감을 드려 독자 여러분들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 많은 분들이 관심 가져주시는 만큼 원고 내 크고 작은 표현에 더욱 주의하겠다"고 고개를 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