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조 차량용 반도체 잡아라...K반도체 '준비 착착'

2020-08-11 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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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율주행차 반도체 부품 일반차 대비 2~3배 탑재…반도체 업계 미래먹거리로 부상

삼성전자·SK하이닉스, 전장 전담팀 꾸리고 D램·낸드 공급…시스템반도체 공급 확대 준비

텔레칩스, 현대·기아차외 글로벌 완성차 업계 두드리는 중

국내 반도체 업계가 미래차 시장의 핵심 부품으로 떠오른 '차량용 반도체'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전담팀을 꾸리고 대응에 나서고 있다. 국내 반도체 업계가 강점이 있는 D램과 낸드플래시 메모리 반도체를 넘어 향후에는 시스템 반도체까지 공략하기 위해 준비에 나서는 모양새다.

11일 시장조사업체 IC인사이츠에 따르면 차량용 반도체 매출은 2018년 323억달러(38조원)에서 2025년 655억달러(약 77조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분석했다.

실제 자율주행차는 일반 내연기관 차량 대비 반도체 부품이 배 이상 들어간다. UBS에 따르면 일반 차량은 평균 400달러, 전기차는 이보다 600달러 많은 1000달러, 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ADAS)까지 추가할 경우 추가로 650달러의 반도체 부품이 투입된다. 상반기 베스트셀링 전기차인 테슬라 모델3는 1697달러의 반도체 부품이 들어가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내 반도체 업계도 차량용 반도체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메모리 반도체 '빅2'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전담팀을 꾸리고 메모리 반도체 분야에서 적극 대응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2016년 인수한 하만을 중심으로 시스템 반도체 시장도 동시에 공략 중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많은 글로벌 OEM과 수 백개의 자동차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며 "자동차 브랜드 별 전용 D램과 낸드 제조시설, 사내 솔루션을 제공하기 위해서 일하고 있다"고 말했다.

2030년까지 시스템반도체 1위 비전을 발표한 삼성전자는 자동차용 프로세서 브랜드 '엑시노스 오토'와 이미지센서 브랜드 '아이오셀 오토'를 출시하고 차량용 반도체 사업 경쟁력 강화에 나서고 있다. 엑시노스 오토는 제품군에 맞춰 인포테인먼트 시스템(IVI)용 ‘V시리즈’, 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ADAS)용 ‘A시리즈’, 텔레매틱스 시스템용 ‘T시리즈’로 구분된다.

V시리즈는 아우디 등 일부 브랜드에 공급하고 있으며, T시리즈도 하만과 손잡고 만든 5G 기반 TCU(텔레매틱스 컨트롤 유닛)에 투입된다. 삼성전자는 5G 기반 TCU를 올해 초 열린 'CES 2020'에서 공개했으며, 이는 2021년 양산 예정인 BMW 전기차 '아이넥스트(iNEXT)에 탑재될 예정이다.

더불어 스마트폰용 이미지센서를 만들던 기술을 바탕으로 자율주행차용 이미지센서도 고도화해서 전장 시장에서 소니와 경쟁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달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현대차그룹 남양연구소에서 정의선 수석부회장과 회동한만큼 삼성 반도체 기술이 들어간 제네시스와 아이오닉 브랜드 전기차가 출시될 가능성도 크다.

SK하이닉스도 2016년부터 전담팀을 꾸리고 대응하고 있다. 심대용 SK하이닉스 오토모티브 담당은 최근 뉴스룸을 통해서 "SK하이닉스는 올해 자동차용 반도체 시장에서 큰 성과를 거두고 있다"고 밝혔다.

심 담당이 언급한 성과는 자동차 티어1,2 부품업체와 긴밀한 협업을 통해서 메모리 반도체 공급이 늘고 있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실제 차량용 반도체는 고온과 고전압 등에서도 동작이 가능해야 하기 때문에 고도의 기술력이 필요하다. 반도체도 일반 실리콘이 아닌 '실리콘 카바이드 반도체'를 소재로 사용하는 등 조건이 2~3배는 까다롭다.

심 담당은 "자동차 기능 안전성 국제표준(ISO 26262), 반도체 신뢰성 시험 규격(AEC-Q1006) 등 이 분야에서 요구하는 인증을 충족하는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더 안전한 차량을 공급할 수 있도록 품질과 효율성 향상에 집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국내 중소기업 중에서는 팹리스(반도체 설계) 전문인 텔레칩스가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텔레칩스는 코로나19로 글로벌 프로모션이 어렵지만, 온라인 미팅 등을 통해서 새로운 고객사 찾기에 나서고 있다.

텔레칩스는 2011년부터 세계 1위 NXP를 밀어내고 현대자동차에 IVI용 AP(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를 공급하고 있다. 현재 제네시스와 그랜저 이하급의 현대·기아차 차량에 대다수 텔레칩스 AP가 들어갈만큼 업계에서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텔레칩스 관계자는 "전기차 시대에는 배터리 소모 이슈가 중요하다. MP3부터 시작한 회사이기 때문에 효율적인 전력 소모를 하는 전력관리반도체(PMIC)를 만드는데 강점이 있다"며 "코로나19로 단기적으로 프로모션이 원활하지 않은데, 비디오 컨퍼런스 등을 통해 고객사와 접촉하고 기술을 알리고 있다"고 밝혔다.

정부에서도 시스템반도체 시장 육성에 적극 지원하고 있다. 정부는 지난해 시스템 반도체 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해 2030년까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세계 1위를 달성하고, 팹리스 세계 시장 점유율을 현재 1.6%에서 10%로 끌어올린다는 목표를 발표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관계자는 "시스템반도체 프로젝트 등을 담당할 차세대지능형반도체사업단 구성이 마무리 단계"라며 "이 달 안에 구체적인 윤곽을 잡고 향후 방향 등을 설명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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