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의 전말은 이렇다. 중국 제일재경(第一財經) 등 다수 매체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메이퇀 앱 결제 수단에서 알리페이가 돌연 사라졌다. 이에 따라 중국 바이두 등 포털 사이트에는 ‘메이퇀 알리페이 퇴출’ 등의 검색어가 순위에 올랐다. 일부 사용자들은 불만을 제기하기도 했다.
다만 이 일이 더 주목을 받게 된 건 왕싱(王興) 메이퇀 회장이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 올린 저격글 때문이다. 그는 “타오바오는 왜 여전히 결제수단에서 위챗페이를 제외하고 있느냐”며 “위챗페이는 사용자도 많고, 사용 수수료가 알리페이보다 저렴하다”고 주장했다. 타오바오는 알리바바가 운영하고 있는 대표 전자상거래 플랫폼이다.
이는 메이퇀과 메이퇀의 최대주주인 텐센트, 알리페이와 알리페이의 모기업인 앤트그룹이 치열하게 경쟁하는 현실을 고스란히 보여줬다.
알리페이와 위챗페이는 모바일 결제서비스 중국 시장 점유율이 합쳐서 80%로 압도적이다. 그런데 이들이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각자 자신의 업체에서 상대 결제 서비스를 배제해 왔던 것이다.
게다가 이번 사건은 메이퇀이 지난 5월 말부터 메이퇀 월간페이 서비스를 도입하고, 앤트그룹이 상하이·홍콩 동시 상장 계획을 밝힌 가운데 불거졌다. 왕 회장의 알리페이 저격이 알리바바와 텐센트의 복잡한 경쟁상황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해석되는 이유다.
알리바바는 지난 2018년 7월 메이퇀 추월을 목표로 경쟁 배달 앱인 어러머를 인수하고, 대규모 투자금을 마케팅 비용에 쏟았다. 더 많은 음식값 할인을 제공하고 배달료 할인도 늘렸다. 알리바바의 다른 서비스 플랫폼 고객들에게 어러머 쿠폰 등을 지급하며 시너지 강화에도 나섰다.
다만 이는 음식배달 서비스를 통해 알리페이를 성장시키려는 의도가 컸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실제 어러머 앱에서는 알리페이를 기본 결제수단으로 사용했다.
제일재경은 “왕 회장의 이번 알리페이 저격 시점이 묘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