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블룸버그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과 영국, 일본 등의 코로나19 백신 선구매 규모가 13억회 분량에 달한 것으로 집계됐다.
미국과 영국은 각각 프랑스 제약사 사노피 진영과 대규모 선구매 계약을 했으며, 일본은 미국 제약사 화이자와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브라질은 영국 아스트라제네카와 백신 1억회분을 계약했으며, 유럽연합(EU) 국가들도 백신 선점 경쟁에 뛰어든 것으로 전해지면서 당분간 나머지 국가에는 조달이 불투명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국내의 경우 코로나19 백신 공급을 위한 일련의 계약 등의 절차는 지금까지 진행된 바 없다. 주요 선진국이 백신 선점에 나선 것과는 달리 정부는 지금 단계에서 선점 경쟁을 실시하는 것은 이른 감이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현재 우리 정부는 세계적인 연대를 통해 기본적으로 백신을 확보하려고 하고 있고, 여러 경로를 통해 (다국적사)생산기지를 국내로 두는 방법 등으로 노력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다수 전문가들은 백신 확보를 위한 명확한 전략은 필수라고 지적하고 있다.
성백린 백신실용화기술개발사업단장(연세대 생명공학과 교수)은 최근 재단법인 여시재가 진행한 세미나에서 “국내에서는 평소 백신을 수입에 의존하는데, 코로나19 사태와 같이 아웃브레이크가 오면 수요가 확 늘어나고 물량을 확보할 수 없게 된다”며 “우리가 평소 백신연합 등에 투자를 하고, 저개발 국가에 대한 지원을 꽤 해왔다면 백신이 나왔을 때 순조롭게 구매할 수 있겠으나, 이는 쉬운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나라의 경우 백신 주권화가 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백신 확보를 위해서는 국제 기여를 두고 우리가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며 “또 국내에서 생산한 백신의 일부를 국내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선구매계약(APA)’등을 통해 권리를 확보해 놓는 것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승규 바이오협회 부회장은 “백신의 경우 정부가 말하는 것처럼 개발 트랙과 확보 트랙이 있어야 하는데, 확보를 위해서는 국가 경쟁력과 전략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코로나19 백신 임상3상에 진입한 글로벌제약사는 미국 바이오기업 모더나와 화이자제약, 영국 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 등이 있다. 모더나는 미국 내 89개 지역에서, 화이자는 미국 39개주와 아르헨티아·브라질·독일에서 각각 임상시험을 진행한다. 아스트라제네카는 옥스퍼드대학과 함께 임상3상을 진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