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문환 케이뱅크 행장이 '하반기 실적 2배 성장', '2022년 흑자 전환' 등 경영 목표를 제시하고 경영 정상화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KT 대리점을 영업창구 삼아 고객을 확보하는 등 주주사 시너지를 극대화한다는 계획이다. 최저 연 1.64% 금리의 비대면 아파트담보대출 등 혁신 상품 출시 계획도 밝혔다.
이 행장은 4일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주주사와의 시너지를 높이고 지난 3년간 이뤄온 주요 성과를 연말까지 두 배 이상 성장시키겠다"며 이 같은 청사진을 밝혔다. 7월 한달 동안 수신잔액은 전월 대비 4800억원, 여신잔액은 1700억원 늘었는데, 이를 각각 두 배 이상 늘리겠다는 목표다.
이를 위해 이 행장은 줄곧 '주주사와의 시너지'를 강조했다. 케이뱅크 최대 약점으로 꼽히는 플랫폼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KT, 비씨카드, 우리은행, NH투자증권 등 주주사를 최대한 활용해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이 행장은 "가장 쉽고 빠르게 할 수 있는 것은 주주사 플랫폼을 이용해 고객을 모으고, 새로운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당장 이번 주 전국 2500여개 KT 대리점에서 케이뱅크 계좌 개설이 가능해진다. KT 가입 고객이 케이뱅크 계좌나 체크카드로 KT 통신요금을 내면 통신요금 할인 등 혜택을 제공한다. 우리금융그룹 및 NH투자증권, 비씨카드와도 연계 상품 및 서비스 도입을 구상 중이다.
금리도 지난 3일 기준 연 1.64%로 은행권 최저 수준이다. 우대금리 조건도 '케이뱅크 계좌로 월 50만원 이상 이체' 한 가지로 단순화했다. 기존에 아파트를 담보로 대출받은 고객은 이 상품을 이용해 최대 5억원까지 대환할 수 있으며, 신용대출이 어려운 고객은 생활자금 용도로 최대 1억원까지 신규 대출이 가능하다.
이 밖에 하반기 중 휴대전화 번호를 가상계좌로 활용하는 '010 가상계좌' 서비스, 고도화한 신용평가모형(CSS)을 적용한 '개인사업자 신용대출' 등을 출시해 고객 편의성을 높이고 여신 포트폴리오를 확대한다.
이 행장은 흑자 전환 시기를 2022~2023년으로 제시했다. 또 내년 하반기 중 추가 유상증자에 나설 계획이다. 이 행장은 "앞선 유증 때 3대 주주 외에도 참여하고 싶은 주주가 있었지만 일정이 맞지 않았다"며 "한두 차례에 걸쳐 자본금을 1조4000억~1조5000억원 수준으로 늘릴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앞서 케이뱅크는 지난달 말 3대 주주(비씨카드·우리은행·NH투자증권)로부터 4000억원 규모의 증자를 받아 자본금을 9000억원 규모로 늘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