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과 웨이브(wavve)의 도발일까, 아니면 진심일까. 진심이라면 누구에게 가장 득일까.
SK텔레콤과 CJ ENM이 국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경쟁력 강화를 두고 서로 다른 견해를 보이고 있다. 넷플릭스에 대항하기 위해 연합해야 한다는 SK텔레콤의 러브콜에 CJ ENM은 시큰둥하다. CJ ENM과 JTBC의 OTT 합작법인 '티빙'의 출범이 연기되면서 신경전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앞서 유영상 SK텔레콤 MNO사업부장(부사장)도 한국 OTT포럼 세미나에 참석해 "웨이브와 티빙이 합병하면 넷플릭스에 이길 수 있다"며 합병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이희주 실장은 유 부사장의 발언이 "객관적인 상황을 이야기한 것"이라고 지지했다. 이어 LG유플러스, KT가 넷플릭스와 협업하는 데 대한 안타까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닐슨코리안클릭에 따르면 지난 5월 넷플릭스의 월간활성화이용자수(MAU)는 637만명으로 작년 동월(252만명)보다 2배 이상 급증했다. 이어 웨이브(SK텔레콤-지상파 3사)가 346만명, 티빙(CJ ENM-JTBC)이 254만명을 기록했다. KT의 시즌(Seezn)은 236만명이다.
CJ ENM은 수치상 웨이브에 밀리지만, 합병의 필요성에는 공감하지 않고 있다. 지난 1년 새 2배 이상 사용자가 늘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증가세를 이어가기 위한 콘텐츠 역량 강화에 더욱 몰두하겠다는 태도를 견지하고 있다.
무엇보다 CJ ENM의 자회사 스튜디오드래곤이 지난해 넷플릭스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에 나서는 등 협업 관계를 이어오고 있다. 제휴 기간은 올해 1월부터 3년간이다. JTBC의 자회사인 제이콘텐츠리도 넷플릭스와 3년간 콘텐츠 공급 체약을 체결했다. 이들은 또 다른 공룡 OTT인 디즈니플러스를 견제하기 위해 손잡았다.
CJ ENM 관계자는 "하필 합작법인 출범이 가까워진 시기에 공식 제안 없이 각종 행사에서 합병을 제안하는 SK텔레콤과 웨이브의 진의를 알 수가 없다"며 "현재까지 검토한 바 없다"고 말했다.
국내 OTT업계의 잡음은 넷플릭스를 적대적 관계로 규정하고 있는지, 또는 자극제로 보는지 등 사업자들의 관점 차이에 따른 현상이란 분석이 나온다.
강신법 중앙대 교수는 "국내 콘텐츠 제작사들이 왜 넷플릭스와 손을 잡는지 분석해야 한다"며 "국내 방송사보다 넷플릭스의 편당 제작비가 훨씬 많기 때문에 양질의 콘텐츠를 만들고 싶은 제작사들이 넷플릭스를 찾아갈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