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정이 다음주 부동산 대책을 통해 10만 가구 이상 공급하겠다는 계획을 검토 중이다. 역대 정권의 대책을 비교해 보면 수요억제보다는 공급확대 방안이 주택시장을 안정화시키는 데 효과적이었지만, 이번 대책이 효과를 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29일 한국은행과 KB국민은행에 따르면 역대 정권별로 부동산 규제가 많았던 시기에는 경기지표에 비해 집값 변동폭이 훨씬 크게 나타나고, 비규제 시기에는 경기지표와 주택가격이 비슷하게 유지됐다.
취임 기간 동안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3~5%였던 것과 비교하면 경기지표와 집값지표는 최대 4배까지 벌어졌다.
노무현 정권 말기, 뒤늦게 내놓은 공급대책은 이명박 정부 들어 눈에 띄는 효과를 봤다. 보금자리주택 수도권 100만 가구, 지방 50만 가구를 공급하자 집값은 하락세로 전환했다. 2010년 기저효과에 따라 GDP가 크게 상승하긴 했지만, 장기적으로 주택가격이 경제성장률에 수렴해 움직이는 일반적인 경제 흐름을 나타냈다.
박근혜 정부에서도 '초이노믹스'를 바탕으로 부동산 경기 활성화 정책을 펼쳤다. LTV(담보인정비율)와 DTI(총부채상환비율) 규제를 완화했고, GDP와 집값은 비슷한 흐름을 나타냈다.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대책은 대부분 수요억제책이었다. 그리고 그때마다 30~40대를 중심으로 '패닉 바잉' 현상을 보였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주택매매 거래가 가장 많았던 시기는 12월로 나타났다. 거래량은 11만8415건으로 전월(9만2413건)보다 28% 이상 늘었다. 2018년 12월(5만5681건)과 비교하면 2배 이상 급증했다. 지난해 12월은 종합부동산세율 인상, 대출규제 등을 담은 12·16 대책이 발표된 때였다.
정책불신이 이어지면서 집값이 더 오를 것이란 심리는 강해지고 있다.
이날 한국은행이 발표한 '7월 소비자동향조사'에 따르면 주택가격전망 CSI는 125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12월과 같은 수치로, 역대 둘째로 높다.
정부가 부랴부랴 대규모 공급대책을 준비하고 있지만, 집값 안정에는 시간이 걸릴 것이란 시각이 지배적이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수요억제는 당장의 효과가 나타나기 때문에 지금 정권에 좋지만, 공급대책은 다음 정권에서 효과를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