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최근 과기정통부는 이동통신 사업자에게 5G망 구축에 예산 등을 직접 지원하는 대신 부가서비스 산업을 양성해 5G 생태계를 키우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 최 장관은 최근 국회 과방위 전체회의에 참석한 자리에서 "우리나라 5G 통신망은 해외보다 많이 깔린 편"이라며 "앞으로 2~3년 내 상당 수준으로 구축될 예정이라 정부 예산으로 지원할 필요가 많지 않다"고 잘라 말했다.
실제로 올해 과기정통부는 5G플러스(+) 관련 산업 활성화에 약 6500억원 규모의 예산을 투자할 계획이다. 하지만 해당 예산에는 5G 부가산업 지원만 포함돼 사실상 실제 민간 이동통신 사업자가 진행하는 5G 전국망 구축에는 투입되지 않는다.
비수도권 지역 투자 지원도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지난해부터 비수도권 지역 5G 기지국 시설비에 대해 법인세 세액공제를 3%로 늘리는 조세특례제한법이 시행되고 있으나, 올해를 끝으로 해당 법은 일몰된다. 과기정통부는 5G 산업육성을 위해 수도권 투자 세액공제율을 당초 1%에서 2% 수준으로 확대하겠다고 했으나, 비수도권 투자 지원책으로는 세액공제 대상에 '공사비'를 추가하는 데 그쳤다.
비용절감이 절실한 국내 이통3사는 공동으로 5G 인프라 구축에 나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산간 지역과 같은 외곽 지역에는 3사가 기지국을 함께 구축하고 로밍 기술을 활용해 5G 망까지 3사가 같이 이용하는 일종의 '품앗이'다. 5G는 주파수 특성상 4G보다 커버리지가 짧아 기지국을 더욱더 촘촘하게 세워야 한다. 이통3사가 각자 기지국을 세우는 것보다 망을 같이 이용하는 게 5G망 구축에 드는 예산을 줄이는 방법이 될 수 있다는 판단이다. 공동 구축안은 구현모 KT 사장이 먼저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홍진배 과기정통부 통신정책관은 "현재 이통3사와 기지국 공동구축 관련 협의체를 구성 준비 중이며 협의체에서 정부가 지원할 방안을 논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세제지원은 현재 기획재정부와 논의 중"이라고 덧붙였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양정숙 의원은 "우리나라는 5G 전국망 설치가 안 된 상태인데 세액공제 도움도 없으면 망 사업자의 전국망 설치에 차등이 생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결국 도심 외곽 지역에 사는 국민이 5G 환경에서 차별받게 될 것"이라며 "망 투자는 민간에 맡기더라도 조속한 전국망 완비를 적극적으로 지원하는 것은 과기정통부의 역할"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