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수술 ‘시동’] “15조 시장 잡아라”…국내 기업 ‘로봇수술’ 가속

2020-07-29 0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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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제공]



#2년 전 왼쪽 무릎에 인공관절 수술을 받은 장정분(70‧여‧서울 양천구)씨는 최근 서울의 한 관절병원을 찾았다. 오른쪽 무릎도 앉아 있다 일어나기 힘들 정도로 통증이 심해졌기 때문이다. 장씨는 이번엔 로봇수술을 통해 인공관절을 교체했다. 로봇수술은 정확도가 높아 출혈과 통증이 적은 장점이 있다. 그는 “로봇수술을 진행한 다리가 덜 붓고, 수술 후 컨디션이 훨씬 좋은 것 같다”며 “통증이 적어 수술 후 재활을 받기에도 더 수월했다. 로봇수술을 선택하길 잘한 것 같다”고 했다.

최근 로봇수술은 의료계에서 각광받는 분야로 꼽힌다. 로봇수술을 하게 되면 수술 합병증이 줄고, 회복 속도도 빠른 장점이 있다. 또한 다른 의료장비에 비해 의사의 적응 기간이 짧으며 복잡한 수술에서도 활용도가 높아 시장이 급성장 중이다.

29일 IBM 산하 시장조사업체 윈터그린리서치에 따르면 세계 수술용 로봇 시장 규모는 지난 2016년 42억달러(약 5조379억원)에서 2022년 130억달러(약 15조5935억원)로 성장할 전망이다. 이중 척추수술로봇과 뇌수술용 로봇 시장 규모는 현재 3조원 규모로 추산된다.

국내에서도 로봇이 일부 의료현장을 누비고 있다. 3차원(3D) 측정검사기술 전문업체인 고영테크놀러지는 최근 세브란스병원과 손잡고 기능성 뇌질환 수술(정위기능 수술)을 돕는 의료용 로봇을 세계에서 두 번째로 상용화했다.

세브란스병원은 고영테크놀러지가 지난 2016년 개발한 뇌수술용 보조 로봇 ‘카이메로(KYMERO)’에 대해 진행한 약 2년간의 임상시험을 마치고 다음 달부터 수술에 본격 활용할 방침이다. 카이메로는 뇌수술 부위와 경로를 보여주는 ‘내비게이션 플랫폼’과 수술 부위를 정확히 가리키는 로봇 팔이 장착된 ‘자동입체 정위 시스템’ 등 두 부분으로 구성돼 있는데, 내비게이션 화면에 입력된 정보 값과 수술대 위 환자 머리의 정보 값을 일치시켜 정확한 수술 부위와 경로를 찾아내는 게 핵심 기술이다.

반도체 제조용 기계 제조기업인 미래컴퍼니는 지난 2007년부터 복강경 수술 로봇 ‘레보아이’를 개발해 2018년 출시, 미국의 수술로봇 ‘다빈치’가 20년 가까이 독점해온 복강경 수술 로봇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현재 서울 강남에 있는 기쁨병원에 도입했으며, 카자흐스탄에 2대 판매계약을 맺고 해외 진출을 시작했다.

의료로봇 전문기업 큐렉소는 최근 척추 수술 로봇 ‘큐비스-스파인’과 관절 수술 로봇 ‘큐비스-조인트’에 대한 국내 허가를 받았다. 특히 큐비스-조인트는 인공지능(AI) 기술 기반 자동 분할 기능, 뼈 절삭 위치 가이드 기능도 갖추고 있다. 회사는 유럽과 아시아 시장 진출을 추진할 예정이다.

병원업계 관계자는 “현재 국내 병원에선 글로벌 기업의 수술 로봇 제품을 많이 사용하고 있다. 장비 가격도 비싸고 급여가 적용되지 않아 환자의 비용 부담도 큰 수술”이라며 “최근 국내 기업이 로봇수술 시장에 진입해 제품을 내놓고 있는데 아직까진 기술력보단 비용으로 승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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