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부는 이달 17∼26일 전국 일반정수장 435곳을 전수 조사한 결과 모든 일반정수장의 배수지와 수용가(수돗물 사용처)에서 유충이 발견되지 않았다고 28일 밝혔다. 다만, 경남 합천의 적중, 강원 강릉의 연곡, 전북 무주의 무풍 등 정수장 3곳의 여과지에서 유충이 일부 발견됐다.
배수지나 수용가에서 발견이 되지 않은 만큼 정부는 여과지가 유충을 걸러내 가정에 공급되는 수돗물에는 흘러가지 않은 것으로 판단했다.
합천·무주 정수장은 수질이 좋은 편이어서 역세척 주기를 상대적으로 길게 운영해 이 과정에서 유충이 생긴 것으로 환경부는 봤다. 강릉 정수장은 여과지가 외부에 누출돼 유충이 유입된 것으로 파악됐다.
앞서 진행된 49개 고도정수처리장 전수조사에서는 인천 공촌·부평정수장을 포함해 7곳의 정수장 활성탄 여과지(활성탄 지) 겉면에서 유충이 발견됐다. 활성탄 지는 숯과 비슷한 다공질 탄소 물질로 만들어진 정수 설비다.
인천은 유충이 발견된 활성탄 지를 차단하고 배수지 및 관로에서 물을 흘려보낸 결과 22일 이후부터는 모든 관로에서 유충이 발견되지 않았다.
관로 말단의 수돗물 속에 남아있던 일부 유충이 가정에서 발견되고 있으나 발견 건수는 대폭 감소했다는 게 환경부의 설명이다.
환경부는 다른 지역의 유충 발견 민원을 조사한 결과 지금까지 수돗물 공급계통에서는 벌레가 발견되지 않은 것으로 밝혔다.
환경부는 유충 문제에 대해 종합 대책을 다음 달 말까지 수립할 예정이다. 앞서 정수처리시설 내 유충 유입을 원천 차단할 계획이다.
다만, 이번 조사에서 85곳의 정수장은 위생관리가 다소 미흡한 것으로 확인됐다. 방충망 미설치, 잠금장치 미흡, 여과지 비위생 등 문제가 상당해 유충의 외부 유입을 완전히 차단하지 못한 것이라는 지적을 받는다.
신진수 환경부 물통합정책국장은 "수돗물 유충 사태와 관련된 모든 과정을 신속·정확하게 공개하고 발생 원인을 철저히 분석해 유사 사례가 재발하지 않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조명래 환경부 장관은 이날 오후 정수장 위생관리 우수 사례로 꼽히는 서울 뚝도정수장을 방문해 정수장 관련 사항을 점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