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래의 소원수리] 해군 '나대용함', 6만8000 톤급 선박 마주 오는데 '멀뚱멀뚱'... '쾅'

2020-07-24 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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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더 등 항해 관측 장비 등에 문제 없어

견시 소홀 등 운항 부주의, 최근 3년 부산海 전체사고 31%

부산 앞바다에서 수출용 자동차를 실은 대형 선박과 충돌한 잠수함이 해군의 209급(1200t) 8번함인 ‘나대용함’으로 확인됐다.

해군 관계자는 "차운반선과 충돌한 잠수함은 209급인 나대용함"이라며 "스치듯 충돌해 외판을 펴고 도료를 칠하면 되는 수준의 경미한 사고"라고 말했다.

나대용함이 노르웨이 국적 6만 8000 톤급 자동차 운반선과 충돌한 것은 지난 15일.

사고가 난 지점은 부산 가덕도에서 남쪽으로 약 10km 떨어진 해상으로, 자동차 운반선은 먼바다로 나오던 중이었고 나대용함은 수심이 낮고 많은 선박이 다니는 복잡한 지역임을 감안, 사고를 피하기 위해 물 위로 부상해 진해 잠수함사령부로 복귀 중이었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사고를 피하기 위해 부상한 상태에서 접촉 사고가 발생했다.

당시 나대용함은 오랜 기간 수리를 받고 승조원들과 첫 시운전에 나섰던 만큼, 레이더 등 항해 관측 장비 등에는 문제가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견시(見視) 소홀이 원인으로 지목되는 이유다.

통상 여름 바다는 해군 작전 시 새로운 국면을 맞는다. 고온다습한 공기가 찬 바다 표면에 이르러 광범위한 해무가 끼면서 시정이 나빠지기 때문이다.

해양경찰청에 따르면 부산 해역은 해양수산부 장관이 지정한 교통안전 특정해역으로 거대선, 위험물 운반선, 고속여객선 등의 통항이 많고 매일 어선 2300여 척, 여객선 및 유선 30여 척 등이 운항하는 등 교통 밀집해역이다.

지난 3년간 부산 해역에서 발생한 해상사고 원인을 살펴보면 운항 중 견시 소홀 등 운항 부주의가 전체사고 569건 중 78척(31%)을 차지할 만큼 빈번했다.

이번 사고는 비록 인명사고와 해양오염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하지만 '사소한 사고들이 빈발하는 현상은 큰 재난의 전조일 수 있다'는 '하인리히의 법칙'을 떠올리게 한다. 사고 원인이 무엇인지 철저히 조사돼 개선돼야할 이유다.

문근식 전 해군 잠수함전대장은 "함정이 항해할 때는 10km 전방부터 상대 함정의 행동을 예측하고 피해가야 한다"며 "항해 착오라고 판단된다"고 말했다.

한편, 나대용함은 2019년 2월 '최무선함'에 이어 두 번째 성능 개량된 209급 잠수함(길이 55.9m, 폭 6.2m)으로 대우조선해양에서 해군으로 2000년에 인도돼 실전배치됐다.

조선 시대 최고의 선박 기술자이자 임진왜란 당시 수군 장수로서 활약한 나대용 장군의 애국정신을 기리고자 그의 이름을 함으로 명명했다.
 

지난 2019년 성능개량을 완료한 해군 209급 잠수함 나대용함 모습. [사진=방사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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