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SETEC부지에 아파트?..."아직은 관망, 일시적 효과는 기대"

2020-07-22 1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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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천가구로는 집값 못잡아"

22일 찾은 강남구 대치동 서울무역전시장(SETEC·세텍)의 전경 모습. [사진=박기람 기자]

"아직 구체적인 내용이 나온 게 아니라서 시장이 크게 들썩이는 분위기는 아니에요. 예전부터 개발 얘기가 나왔지만, 뭐가 된 게 없잖아요. 실제로 공급이 이뤄지면 강남 집값을 잡는 데에 어느 정도 기여를 할 거라는 기대감이 있습니다."(대치동 이병렬 현부동산 대표)

22일 찾은 강남구 대치동 서울무역전시장(SETEC·세텍) 인근 아파트 단지는 비가 내리는 가운데 조용한 모습이었다. 대치동 중개업소 관계자들은 "아직은 구체적인 안이 나오지 않아 시장 분위기는 잠잠한 상황"이라고 했다.  

세텍은 대지면적 규모가 4만㎡ 정도인 서울시가 소유한 공공시설이다. 서울지하철 3호선 학여울역 2번출구에 위치해 있다. 세텍과 함께 인근 동부도로사업소 부지(5만㎡)를 연계해 7000가구 주택 부지로 개발하는 방안은 수년 전부터 서울시의 주택공급확대안으로 언급돼 왔다. 

대치동 쌍용아파트 상가 내 복플러스부동산의 조복애 대표는 "아직 세텍 부지 개발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이 안 나왔기 때문에 시장이 들썩이는 분위기는 아니다. 문의 전화도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은마아파트 인근의 허준공인중개사 허준 대표도 "대치동에 세텍과 동부도로사업소 부지 주택 공급은 호재지만, 계획안만 발표됐고 개발이 확정되진 않았다"면서 "시장은 계획안만 가지고는 안 믿는다. 주택이 실제로 공급돼야 시장 반응도 나타나기 시작한다"고 말했다.

과거 분당시도시 개발 당시에도 계획안만 발표됐을 때는 시장 반응이 없었지만, 주택이 공급되기 시작하면서 은마아파트 등 강남 집값이 떨어졌다는 설명이다. 

당시 국민은행에 따르면 1990년 37.6%까지 올라갔던 서울 아파트값 상승률이 그 이듬해부터 3년간 하락세로 돌아섰다. 분당신도시 아파트 공급이 이뤄진 때다. 1979년 완공돼 서울 집값의 바로미터로 꼽히는 대표 재건축 단지인 은마아파트의 가격이 가장 많이 하락한 때도 이때다.

현장에서는 이 부지에 7000가구의 주택이 들어서더라도 집값을 잡는 효과는 일시적일 것이라는 의견이 대다수였다.

이병렬 대표는 "이 부지에 주택이 공급되면 집값을 잡는 연쇄적인 효과는 분명히 있을 것"이라면서도 "대치동에 공급 물량이 전혀 없기 때문에 질이 좋든 나쁘든 공급이 이뤄지면 집값이 내려간다. 그런데 주택 공급이 계속해서 이뤄지는 게 아니기 때문에 새로 들어선 주택이 자리를 잡으면 집값은 다시 올라갈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대치동은 현재 잇단 호재가 예약된 지역이다. 영동대로를 타고 이어지는 삼성과 잠실 일대에 현대자동차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 잠실 마이스(MICE) 개발사업, 영동대로 지하 공간 복합 개발 등이 잇달아 이어지기 때문에 집값 상승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다. 

조복애 대표 역시 "공급이 제한적이니까 집값을 잡는 데는 한계가 있다. 집값은 다시 올라갈 가능성이 높다"면서 "그렇게 되면 다시 주택으로 인한 시장 '부익부 빈익빈' 양상이 극한 상황으로 치달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현재 서울시는 세텍 부지와 관련해 조심스러운 태도를 취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시에서는 현 상황에 대해서 드릴 말씀이 없다"며 말을 아끼고 있다. 세텍 측에서도 시로부터 결정된 내용은 없다면서 "시의 방침에 따른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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