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오가 뭐길래?"...페이스북·인텔·구글 '줄줄이 투자' 이끈 印 암바니

2020-07-16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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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달간 20억 달러 투자 유치...印 1위 통신사서 '올인원 플랫폼'으로 야심

페이스북과 손잡고 유통시장 공략부터...印서 아마존·월마트 밀어낼까?

첫 걸음을 뗀 '디지털 인도'에 글로벌 기업들의 투자가 몰리고 있다. 페이스북과 구글,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에 이르기까지 내로라하는 곳들에서 인도 최대 기업의 회장이자 최대 부호인 무케시 암바니의 꿈에 투자금을 쏟아붓고 있다. 인도 최대 통합 플랫폼으로 자리잡겠다는 목표에 지난 두 달에만 무려 20억 달러가 들어왔다. 
 

무케시 암바니 인도 릴라이언스 인더스트리 회장.[사진=EPA·연합뉴스]


15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구글의 모회사인 알파벳은 45억 달러(약 5조 4234억원)의 자금을 투입해 인도의 디지털 비즈니스 전문회사인 지오 플랫폼 지분 7.73%를 매입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인도 현지 시세로는 3373억7000만 루피에 해당하는 규모다.

이날 순다 피차이 알파벳 최고 경영자(CEO)는 "해당 금액은 이번주 초 발표한 100억 달러 규모의 인도 디지털 비지니스 투자기금(펀드) 중 지오에 투자할 수 있는 최대 규모"라고 밝혔다.

같은 날 미국의 무선통신 기술기업인 퀄컴 역시 7억3000만 루피(약 1000만 달러)의 자금으로 지오플랫폼의 지분 0.15%를 매입했다.

지오 플랫폼은 아시아에서 유일하게 블룸버그 억만장자 지수 기준 세계 10대 부호에 오른 무케시 암바니 인도 릴라이언스 인더스트리 회장의 차세대 먹거리이자 회심의 카드다. 2019년 10월에 설립한 신생회사인 지오 플랫폼은 지난 5월 초 기준 인도에서 4번째 큰 기업으로 급성장한 상태다.

이는 지난 4월부터 암바니 회장이 지오 플랫폼을 내세워 공격적인 투자 유치에 나섰고, 두 달 동안에만 32.97%에 달하는 지오 플랫폼 지분을 팔아치우며 1조5205억6000만 루피, 미국 달러화 기준 21억 달러의 투자금을 쓸어담았다.

앞서 지난 4월 57억 달러(약 6조900억원)와 지분 9.99%를 교환한 페이스북부터 각 2.32%의 지분을 소유한 미국계 사모펀드 투자사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와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아부다비 투자청, 0.39%의 지분을 소유한 미국 반도체 제조업체 인텔에 이르기까지 지오 플랫폼에는 기라성과 같은 글로벌 기업들이 모여들었다.

이와 같이 지오 플랫폼에 막대한 자금이 유입한 것은 미국 정부의 탈중국 전략과 급성장하는 인도 디지털 시장에서 교두보를 확보하려는 목적이 맞물린 영향이다.

무케시 회장은 자수성가한 부친인 디루바이 암바니 릴라이언스 인더스트리 창업주로부터 회사를 물려받았다. 이후 그는 2016년 통신사 릴라이언스 지오를 설립하고 막대한 재원을 퍼부어 3년 만에 인도 1위 통신사로 올라서는 등, 정유와 석유화학 등 에너지 부문이었던 주력 사업을 통신업 위주로 재편하기 시작했다.
 
지오 플랫폼, 디지털 인도의 시작과 끝?...'수천억 달러' 가치 수준

릴라이언스 인더스트리 그룹 개편 계획의 중심 역할을 하는 곳이 바로 지오 플랫폼이다.

무케시 회장은 이동통신사 지오 인포컴(과거 릴라이언스 지오)과 전자상거래 플랫폼 지오마트,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 지오 사븐, 무선통신장비 제조업체 래디시스 등 5곳을 지오 플랫폼 아래로 편입했고, 지오플랫폼은 이미 온라인 식료품 쇼핑에서 비디오 스트리밍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을 제공하는 앱 생태계를 갖추고 있다.

특히, 현재 4세대 통신망(4G)을 사용 중인 인도의 무선통신 업계는 내년 5G 전환을 앞두고 있다. 이 과정에서 지오 플랫폼은 3억8800만명에 달하는 가입자들을 자사 플랫폼에 흡수한다는 목표를 내걸었다.

실제 암바니 회장은 지오 플랫폼을 두고 "통신회사 이상의 역할을 하기 원한다"면서 "제2의 구글, 인도의 텐센트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5월 지오마트의 정식 서비스 개시 당시 CNN은 "향후 지오 플랫폼을 통해 소비자들이 식료품 배달부터 의류 주문, 온라인 뱅킹, 홈스마트까지 이용할 수 있다면, 구글·아마존·알리바바·텐센트 등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경쟁자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암바니 회장의 첫 번째 도전은 바로 유통시장이다. 미국 아마존과 월마트의 플립카트가 양분한 인도 전자상거래 시장에 끼어들겠다는 것이다.

지오마트는 인도 전역의 촘촘한 유통망을 엮어 구현한 '신속 무료 배달' 서비스를 강점으로 내세웠다.

릴라이언스 리테일은 인도 전역 6700개 도시에 1만644개의 유통 매장을 운영하며 전자제품과 휴대전화, 식품 등을 취급하고 있다. 이와 함께 체인점이 아닌 가족 경영 방식의 구멍가게인 소규모 점포 '키라나' 3000만개를 지오마트 플랫폼에 접속하겠다고 밝혔다.

이 경우 지오 플랫폼은 텐센트가 중국에서 장악한 위챗 서비스의 인도 버전을 구현할 수 있으며 일각에서는 수천억 달러의 가치를 예상하고 있다.

특히 10% 가까운 지분을 소유한 페이스북과의 파트너십은 4억명 이상의 인도인들이 사용하는 페이스북의 메시지 서비스 왓츠앱을 활용해 '모바일 뱅킹과 메시지, 소셜 미디어를 하나로 통합한 플랫폼을 구축하기 위한 첫 단추라는 분석이다.

지난 5월 25일 지오마트가 200개 도시에 정식 서비스를 개시할 당시 릴라이언스 리테일 측은 "중국 알리바바도 2003년 사스 대유행 당시 번창했다"면서 "절대 위기를 낭비하지 말라"는 포부를 밝혔다.

인도 경제매체 비즈니스스탠다드는 암바니 회장이 지오 플랫폼을 2021년 미국 나스닥 시장에 상장할 예정이라면서, 작년 4월 향후 5년 안에 상장하겠다는 약속한 시기보다 대폭 앞당겨졌다고 지적했다.
 

지오 플랫폼.[사진=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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