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서 서울중앙지검 시민위원회는 지난달 29일 부의심의위원회를 열고 이철(55) 전 밸류인베스트코리아(VIK) 대표 측의 신청을 받아들여 수사심의위 소집을 결정했다.
이 전 대표는 검언유착 의혹 사건과 관련해 이동재(35) 전 채널A 기자에게 취재를 가장한 협박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당사자다. 그는 앞서 이동재 전 채널A 기자가 전문수사자문단을 요구하는 진정을 내고 대검이 이를 받아들이자 맞대응 차원에서 심의위 소집을 신청했다.
'검언유착' 의혹의 핵심 피의자인 이동재 전 채널A 기자도 수사자문단이 열리지 않게 되자 검찰수사심의위원회를 신청했다. 전문수사자문단 개최가 법무부 장관의 지휘권 발동으로 중단되자 차선책을 택한 것. 그러나 부의심의위원회는 이 전 기자의 신청을 거부하기로 했다.
'검언유착'과 그에 따른 협박성 취재에 공모자로 지목된 한동훈(47·사법연수원 27기) 검사장도 최근 서울중앙지검에 수사심의위 소집을 신청했다. 하지만 역시 동일한 이유로 부결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이 전 대표가 신청한 수사심의위에서도 피의자들의 의견 진술은 가능하다. 대검은 이 전 대표의 수사심의위를 소집하면서 이 기자와 한 검사장 측에도 의견 개진을 위한 출석이 가능하다고 통보했다. 따라서 이들 역시 24일 열리는 수사심의위에 나와 의견을 낼 것으로 보인다.
사건 관계인들과 수사팀인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정진웅 부장검사)는 각각 A4용지 30장 이내 의견서를 준비해 수사심의위 현안위원들에게 제출하고, 대검 측도 별도의 의견을 낼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 검사장과 이 기자의 대화가 담긴 '2월 13일 녹취록'의 일부도 수사심의위에서 공개될 가능성이 크다.
대검은 관련 지침에 따라 법조계와 학계, 언론계, 시민단체, 문화·예술계 등 각계 전문가 150명 중 추첨을 통해 15명의 위원을 선정해 사건을 심의할 현안위원회를 구성했다.
위원들은 각 측이 준비한 의견서와 프레젠테이션 등을 검토한 후 수사 계속 여부와 기소의 타당성 등을 판단하게 된다. 결론은 당일 오후에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수사심의위의 결론은 권고 사항일 뿐이라 검찰이 반드시 따라야 할 의무는 없다. 그러나 검찰이 자체적으로 수사의 타당성을 증명하기 위해 도입한 제도인 만큼 권고를 따르지 않을시 부담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