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식중독, 얕보면 안 돼
이미숙 경희대병원 감염면역내과 교수는 “식중독균은 10~40도(℃) 환경에서 급속히 증식하기 때문에 음식을 실온에 방치해선 절대 안 된다”며 “특히 연일 비가 내리는 장마철에는 습도가 높아 세균 번식 속도가 더욱 빨라진다”고 말했다.
감염형 식중독은 살아있는 유해세균을 다량으로 섭취해 발생한다. 주로 계란, 우유, 어패류 등에서 증식한 살모넬라, 장염비브리오, 대장균 등이 원인이다. 오염된 음식을 먹고 일정시간이 지난 다음날이나 이틀 후에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대표적인 증상은 발열과 혈변, 점액변이며, 항생제 복용을 통한 치료가 필요하다.
이 교수는 “감염형 식중독균은 열에 의해 사멸되기 때문에 조리 시 음식을 충분히 익힌 후 섭취해야 한다”며 “다만 끓여도 없어지지 않는 독소의 특성을 고려해 음식이 조금이라도 상했다고 생각이 들면 무조건 버리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 증상에 따라 적절한 대처 필요
식중독에 의한 설사가 지속될 경우 ‘탈수증상’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 아무것도 먹지 않으면 탈수상태가 지속돼 각종 합병증 유발은 물론 심한 경우 사망에 이를 수 있기 때문에 물 섭취량을 평소보다 늘리거나 병원을 찾아 수액을 맞는 등의 조속한 조치가 필요하다.
이 교수는 “설사를 멈추게 하기 위해 지사제를 임의로 복용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오히려 독소의 배설을 막아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기 때문에 반드시 전문 의료진의 진단 하에 사용하는 것이 안전하다”고 말했다.
가벼운 식중독은 별다른 치료 없이 시간이 지나면서 호전되는 경우가 많다. 충분히 수분을 섭취한 후 미음이나 죽 같은 부드러운 음식부터 부담스럽지 않은 범위에서 식사량을 천천히 늘려가는 것이 좋다.
김정욱 경희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단 제품이나 섬유질이 많은 음식, 맵고 기름지거나 튀긴 음식, 커피 등 카페인이 함유된 음식, 음주와 흡연은 증상을 더욱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반드시 삼가야 한다”며 “만성질환자의 경우 복용 중인 약은 계속 유지해야 하지만 약 복용 후 증상이 심해진다면 처방한 전문 의료진과의 상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식중독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손 씻기를 철저히 하고, 음식 조리 시 철저한 위생을 유지해야 한다. 고기나 해산물은 식중독균에 쉽게 오염돼 조리 시 완전히 익었는지를 확인한 후 섭취하는 것이 좋다. 음식은 항상 5도 이하의 온도로 냉장 보관하는 등 보관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