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재계에 따르면 정의선 수석부회장과 최태원 회장은 오는 7일 SK이노베이션의 서산 배터리공장에서 만나 미래 전기자동차 배터리 사업 관련 협력 방안을 논의한다.
정 부회장은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기술 개발 현황을 청취하고 최 회장과 함께 배터리 생산라인을 둘러본 뒤 오찬을 함께할 것으로 알려졌다.
정 부회장이 SK이노베이션을 주목하는 것은 화학 제품을 만들며 쌓아온 기술력이 배터리 발전을 북돋우고 있어서다.
SK이노베이션은 이미 1993년에는 한 번 충전으로 약 120km를 달릴 수 있는 전기차와 배터리를 개발했으며 국내 최초 양산형 순수전기차인 현대 블루온에도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가 탑재됐다.
SK이노베이션은 이보다 진화한 NCM811 양극재를 적용한 배터리도 2016년 세계 최초로 개발하고 2018년부터 양산 중이다. 더 나아가 작년에는 NCM9 1/2 1/2(구반반)양극재를 채택한 배터리 개발도 세계 최초로 성공했다. 니켈-코발트-망간을 주축으로 만드는 삼원계 배터리는 통상 니켈 비중을 높이면 고성능을 낼 수 있다.
이 배터리는 에너지 밀도가 높아 3세대 전기차의 필수조건인 주행거리를 크게 늘린다. 한 번 충전만으로도 500~700km 이상 달릴 수 있다. 충전 없이 서울에서 부산까지 한 번에 갈 수 있는 셈이다.
SK이노베이션은 내년 말 NCM구반반 양극재를 적용한 배터리 양산에 들어갈 전망이다. 이어 니켈 비중을 무려 90% 중반대까지 높인 초고밀도 배터리를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현대자동차그룹과 SK이노베이션의 동맹은 글로벌 전기차와 배터리 시장에서 우위를 선점하는 윈윈 전략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글로벌 자동차 시장의 패러다임이 내연기관에서 전동화 차량으로 빠르게 전환하는 가운데 현대차는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전기차 배터리를 안정적으로 확보하고 SK이노베이션은 전기차 판매 확대와 함께 배터리 시장 점유율을 키울 수 있다.
두 기업의 협력관계는 이미 끈끈하다. SK이노베이션은 현대 포터2 일렉트릭과 기아 봉고 1T EV, 소울 부스터 등의 판매량 확대로 배터리 점유율 성장세가 커지고 있다.
또 현대·기아차는 지난해 12월 순수 전기차 전용 배터리 4차 발주계획 중 1차 물량 공급사로 SK이노베이션을 선정했다. SK이노베이션은 내년 말부터 5년간 현대·기아차가 생산하는 전기차 약 50만대의 배터리를 공급하게 된다. 금액으로 약 10조원 규모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베이징 자동차를 비롯해 다임러, 폭스바겐, 포드, 현대기아차, 페라리 등 글로벌 혁신 자동차 브랜드와 파트너를 맺고 있다”며 “탄탄한 기술력을 시장에서 인정받고, 빠른 투자를 이어가며 글로벌 생산 체제를 구축할 예정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