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읽기 들어간 항공업계 빅딜] 정몽규 HDC그룹 회장, 항공으로 ‘비상 꿈’ 결단만 남았다

2020-07-06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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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아시아나항공 제공]
 

HDC현대산업개발의 아시아나항공 인수 결정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인수선결 조건으로 제시했던 해외 기업결합 심사 절차가 모두 마무리됐고, 당초 계약 만료 시한도 넘어선 만큼 어느 쪽이든 빠른 결론을 낼 것으로 관측된다. 업계도 아시아나항공 인수로 새로운 도약을 꿈꿨던 정몽규 HDC그룹 회장의 빠른 결단을 기다리고 있다.
6일 업계에 따르면 교착상태에 빠졌던 HDC현산과 산업은행을 비롯한 채권단의 아시아나항공 인수합병(M&A) 협상이 다시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 3일 결정을 미룰 마지막 명분으로 사용됐던 해외 기업결합 심사 절차 6개국에서 모두 마무리됐기 때문이다. HDC현산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러시아 경쟁당국이 전날 아시아나 인수와 관련한 기업결합심사 절차가 마무리됐다고 통보했다고 밝혔다.

앞서 HDC현산 지난해 12월 금호산업과 아시아나항공 주식 매매계약을 맺으면서 지난달 27일까지 거래를 끝내기로 합의했다. 예외조항으로 해외 기업결합 승인 심사 등 선결 조건에 따라 종결 시한을 최장 올해 12월 27일로 정했다. HDC현산이 조만간 결정에 나설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앞서 야심차게 아시아나항공의 인수를 추진했던 HDC현산은 항공업계가 코로나19로 직격탄을 맞으면서 이런저런 핑계로 최종 결정을 미뤘다. 그 사이 아시아나항공의 재무상태도 최악으로 치달으면서 인수 포기설까지 나온 상태다.

이로 인해 산은은 지난 5월 29일 HDC현산에 '6월 말까지 인수 의사를 밝혀야 계약 연장이 가능하다'는 공문을 보내 빠른 결정을 종용했다. 하지만 오히려 HDC현산은 지난달 9일 보도자료를 통해 아시아나 인수 의지를 재확인하면서도 채권단에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원점에서 재검토하자고 요청했다. 인수 가격을 낮추려는 카드 또는 포기를 위한 명분 쌓기 등 이를 둔 업계의 해석은 다양했다.

하지만 해외 기업결합 승인심사 절차가 마무리되면서 인수 포기를 위한 카드였다는 데 더욱 힘이 실리고 있다. HDC현산은 재협상의 물꼬는 텄지만 여전히 보수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HDC현산 관계자는 “채권단과 인수상황 재점검과 관련한 협의가 진행 중”이라면서도 “금호산업과 아시아나항공 등의 진술·보장이 진실해야 하는 등 다른 선행조건이 동시에 충족돼야 현산의 거래 종결 의무가 발생한다”고 말했다.

다만 정 회장이 마음을 바꿀 변수는 여전히 남았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지난 3일 정 회장을 만나 M&A 성사 시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했기 때문이다. 부동산과 건설을 중심으로 사업을 하고 있는 정 회장의 고심이 커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정 회장이 지금까지 인수포기 시그널을 내보낸 만큼 마지막에 결심을 바꿀지 미지수”라며 “다만 대내외 책임론이 커지고 있는 만큼 아직 섣불리 판단하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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