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을 걸으면서 내가 지나왔던 날들을 보았다. 나는 내 봉우리가 세상에서 가장 높은 줄 알았다. 나만 힘들게 산다고, 나 혼자만 죽을 것처럼 외롭다고 생각했다. 사람들은 누구나 자신만의 봉우리를 오르고 있다고 생각하지 못했다. 히말라야산맥을 오르면서 비로소 알았다. 사람들은 모두 저마다의 아픔과 슬픔을 짊어지고 산다는 것을. 우리는 모두 자신의 산을 넘고 있었다”
신간 ‘길 위에서, 우리는 서로에게 깃든다’는 삶의 무게에 짓눌려있던 저자가 우연히 찾아온 여행의 기회를 접한 뒤 ‘여행생활자’로 다시 태어나는 10년간의 기억들을 전한다.
이후 여행은 삶의 일부가 되었다. 그녀는 여행을 하면서 스스로의 삶을 치유했다.
작가는 ‘고도원의 아침편지’ 문화 재단에서 사진작가로 활동하며 세상의 이야기를 사각 프레임에 담고 글로 표현했다.
바이칼을 시작으로 히말라야의 ABC트레킹에 도전했다. 북인도를 유랑했으며 산티아고를 걸었다. 몽골과 중앙아시아 우즈베키스탄, 키르기스스탄 등 오지를 여행했고 프라하를 거쳐 눈 덮인 아오모리에서 여행 에필로그를 썼다.
작가는 여행을 하는 동안 자신에게 ‘아무것도 하지 않을 권리’를 기꺼이 내어준다. 바람을 베개 삼아 쉬고, 태양을 이불 삼아 잠잔다. 힘이 차오르면 또 일어나 걷는다.
준비 없이 도전한 안나푸르나 등정에서는 행여 일행에게 누가 될까봐 전전긍긍했고, 산티아고 길에서는 낙오되지 않으려고 죽을힘을 다했다. 여행이 고통과 고독이 되는 순간은 자신의 내면에 더 깊이 마음을 포갠다.
삶이 건네는 수많은 질문의 해답을 길 위에서 찾았다. 세상의 모든 것은 서로에게 깃들어있으며, 가장 아름다운 것은 사람과 자연 속에 있다는 것을 깨닫는다. 여행을 하면서 그녀의 고정관념이 부서졌다. 마침내 ‘그녀의 길‘을 찾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