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1일 남·북·미 관계와 관련해 “한국이 바라기로는 미국의 대선 이전에 북미 간 대화 노력이 한 번 더 추진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오는 11월 미국 대선 이전에 북·미 정상회담 추진을 위해 ‘중재’ 역할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으로 분석된다. 전날 남·북·미 회동 1주년에 문 대통령은 별도의 메시지를 내지 않았다. 이 때문에 ‘한반도 운전자론’의 전략 수정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문 대통령은 또 “어렵게 이룬 남북 관계의 진전과 성과를 다시 뒤로 돌릴 수 없다는 것이 나의 확고한 의지”라며 “나는 인내심을 갖고 남·북·미 간 대화 모멘텀 유지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샤를 미셸 EU 정상회의 상임의장과 우르술라 폰 데어 라이엔 EU 집행위원장과 함께한 한·EU 화상 정상회담에서 발표한 언론공동발표문에는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에 대한 지지 문구가 들어갔다.
미셸 상임의장은 정상회담 이후 기자회견을 통해 문 대통령이 정상회담에서 한반도 평화와 안정 정착을 위한 일련의 외교적 과정에 대한 의지를 표명했다고 전했다. EU는 이에 대한 지지와 북·미 대화 재개 중요성을 언급했다고 밝혔다.
이 고위 관계자는 ‘문 대통령이 북·미가 마주 앉아야 한다고 말한 것은 북·미 정상회담 개최 필요성을 언급한 것이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특히 청와대는 이 같은 문 대통령의 구상이 미국 측에도 전달됐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개성공동연락사무소 폭발 이후에 청와대와 백악관, 안보실이 긴밀하게 소통했고, 하고 있다”면서 “문 대통령의 생각은 이미 미국 측에 전달이 됐고, 미국 측도 (북·미 정상 만남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고 현재 노력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 측에 문 대통령의 의지가 전달된 시점을 묻는 질문에는 “외교적 사안에 대해서는 진행됐던 사안을 세세하게 말씀드릴 수 없다”면서도 “(지난달 16일)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발 이후”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부분 외교·안보 사안이라 (답변에) 한계가 있다”며 말을 아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북·미 관계에서의 문 대통령의 역할에 대해 “지금 경색돼 있고 매듭이 풀리지 않고 있는 것이 북·미 간 대화”라며 “북·미 회담을 통해서 결국은 핵 문제도 해결될 것이고 대북 제재 문제도 풀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가장 중요한 첫 디딤돌”이라며 “첫 발은 북·미 회담이기 때문에 북·미 회담에 대해서 말한 것”이라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이) 그동안 (남북 대화) 진전과 성과를 다시 뒤로 돌릴 수 없다고 말한 부분이 결국 한반도 평화를 위한 노력이 계속돼야 한다는 의미”라고 했다.
이 관계자는 ‘문 대통령이 올해 초 신년사에서 북·미 관계 진전과 별도로 남북 관계 진전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것과 상충되는 측면이 있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그렇지 않다. 남북 대화를 해왔고, 결국은 북한과 미국 사이 대화를 통해 핵 문제를 해결하고 한반도 평화를 정착시킨다는 큰 그림은 남북 대화와 별개로 움직인다고 보지 않는다”고 답했다.
또한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지속적으로 밝혀왔던 부분이고, 큰 틀 안에서 움직이고 있다”면서도 “관점은 다를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부장관 겸 대북특별대표의 방한과 관련해서는 “방한 여부에 대해서는 외교적으로 결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비건 대표가 미국 대선 전 또 다른 북·미 정상회담이 열릴 가능성이 적다고 밝힌 것과 관련해선 “언론 보도가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면서 “그런 보도가 있다는 정도의 생각”이라고 일축했다.
이 관계자는 ‘북·미 정상회담 재추진이 한·미워킹그룹 의제로 오를 수 있느냐’는 질문에는 “워킹그룹은 워킹그룹의 역할이 있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