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현지시간) 뉴욕증시는 큰 폭으로 올랐다. 코로나19 재확산 우려가 계속되는 가운데 경제 지표가 예상보다 양호한 결과를 보이면서 투자심리를 부추겼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지수는 전장보다 580.25p(2.32%) 뛴 2만5595.80에 거래를 마무리했다. S&P500지수도 44.19p(1.47%) 상승하며 3053.24로 장을 마감했다. 나스닥지수 역시 116.93p(1.20%) 오른 9874.15에 거래를 마쳤다.
미국 내 31개 주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다시 늘어나면서 경제 재개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커졌다. 텍사스와 플로리다 등 확진자가 급증한 주(州)에서는 술집 영업을 금지하는 등 봉쇄 조처를 다시 강화했다. 뉴저지와 뉴욕은 식당 매장 영업 재개를 연기할지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코로나19가 미국 사회를 뒤덮자 경제 재개가 전반적으로 다소 늦춰지는 모양새다.
이처럼 코로나19 재확산 우려 속에서도 이날 발표된 주요국의 경제 지표가 양호한 모습을 보이면서 뉴욕증시를 강하게 밀어 올렸다. 미국의 5월 펜딩 주택판매지수는 전월보다 44.3% 급등한 99.6을 기록했다. 2001년 1월 지수 산출을 시작한 이후 월간 최대 상승률이다. 월가가 예상치(15.0% 증가)도 크게 웃돌았다. 댈러스 연방준비은행이 발표한 6월 기업활동지수 역시 마이너스(-) 6.1을 기록하며 전월( -49.2) 대비 큰 폭으로 올랐다.
이에 대해 노스웨스턴 뮤추얼 웰스 매니지먼트의 브렌트 슈트 수석 투자 전략가는 "해야 할 일은 여전히 많지만,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경제가 반등했다"고 진단했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부양책도 주가 상승에 힘을 보탰다. 연준은 '프라이머리 마켓 기업 신용 기구'(PMCCF)를 통해 회사채 매입을 이날부터 시작한다고 밝혔다. 이는 발행시장에서 연준이 기업으로부터 직접 회사채를 사들이는 것을 의미한다.
다만 뉴욕증시 전문가들은 변동성이 큰 장세가 이어질 수 있다며 지나친 낙관론을 경계했다. 노르디아 에셋 매니지먼트의 세바스티안 갈리 거시 전략가는 "변동성지수(VIX)가 여전히 높으며, 이는 시장 공포가 여전히 고조된 상태라는 것을 의미한다"며 "중앙은행들의 유동성 투입 등에 따른 안도 랠리의 마지막 파동에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월가의 공포지수로 불리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의 변동성지수(VIX)는 전 거래일보다 8.49% 하락한 31.78을 기록했다. 이 지수는 20을 넘으면 불안 심리가 높아지는 상황을 의미한다.
미국보다 먼저 마감한 유럽 증시도 상승했다. 유럽 각국이 여름 휴가철을 앞두고 속속 국경을 열면서 외국인 관광객을 받아들일 준비를 하는 등 봉쇄 조처 추가 완화소식에 힘입어 상승했다. 또 예상을 뛰어넘는 경제 지표도 투자자들의 심리를 끌어올렸다.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가 발표한 유로존의 6월 경기체감지수는 지난달(67.5)보다 오른 75.7을 기록했다. 지표 산출 이후 가장 큰 월간 상승 폭이다.
프랑스 CAC40지수는 0.7% 오른 4945.46에, 영국 FTSE100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1% 상승한 6225.77에 각각 거래를 마쳤다. 독일 DAX지수는 1.2% 뛴 1만2232.12를 기록했다. 범유럽지수인 스톡스50지수도 0.9% 오른 3232.01로 거래를 종료했다.
국제유가 역시 반등에 성공했다. 세계 각국의 경기 개선 움직임이 뚜렷해지면서 수요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유가 상승에 힘을 보탰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8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전 거래일보다 배럴당 3.1% 뛴 39.7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런던 ICE 선물거래소의 8월물 브렌트유는 배럴당 1.17% 오른 배럴당 41.50달러를 가리켰다.
대표적 안전자산인 국제 금값은 제자리걸음을 했다. 뉴욕상품거래소에서 8월 인도분 금은 전 거래일보다 온스당 0.05%(0.90달러) 오른 1781.20달러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