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산 유치원 식중독 원아 14명 '햄버거병' 증세…이재정 "책임소재 밝힌다"

2020-06-25 2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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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햄버거병' 증세 14명 가운데 5명은 신장 투석 중

25일 오후 안산시 소재 A 유치원 전경. [연합뉴스]

경기 안산의 한 유치원에서 일명 '햄버거병'(용혈성요독증후군·HUS) 의심 증세를 보이는 환자가 14명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

보건당국은 25일 오후 현재 안산시 상록구 A 유치원에서 식중독 증상을 보여 병원에 입원한 환자가 모두 22명이라고 밝혔다. 대부분 A 유치원 원아다. 입원 환자 가운데 14명은 장 출혈성 대장균으로 인한 합병증 중 하나인 햄버거병 의심 증세를 나타냈다.

특히, 5명은 신장 기능 등이 나빠져 투석 치료를 받고 있다. 나머지 8명은 '햄버거병' 의심 증세는 없으나 설사, 복통, 발열 등 증세로 입원 치료를 받고 있다.

이번 식중독 사고로 입원한 환자는 당초 모두 31명이었다. 증세가 일부 호전된 9명이 퇴원했다. 입원 환자 외에 A 유치원 원장 등 6명은 장 출혈성 대장균 감염증으로 인해 외래 진료를 받았다.

햄버거병은 제대로 익히지 않은 소고기나 오염된 음식 등을 먹었을 때 감염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감염 시 설사, 복통, 발열 등 증세가 나타난다. 1982년 미국에서 덜 익힌 패티가 든 햄버거를 먹은 어린이 수십명이 HUS에 집단 감염되면서 햄버거병으로 불리기 시작했다. 햄버거병 환자의 절반 정도가 투석 치료가 필요할 정도로 신장 기능이 망가지기도 한다.

경기도와 안산시 보건당국은 역학 조사와 방역 조치에 나섰으며, 원아 184명과 교직원 18명 등 202명의 검체를 채취해 전수조사했다. 가족 58명과 식자재 납품업체 직원 3명 등 84명의 관련자에 대해서도 검사를 벌이고 있다. 현재까지 원아 42명과 교사 1명에게서 장 출혈성 대장균이 검출됐으며, 147명은 음성 판정이 나왔다. 96명은 검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A 유치원은 지난 19일부터 이달 30일까지 폐쇄 조치됐다.

역학조사 과정에서 식중독 사고 등에 대비해 보관해야 할 음식 6건은 제대로 보관돼 있지 않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음식물은 궁중떡볶이(10일 간식), 우엉채조림(11일 점심), 찐감자와 수박(11일 간식), 프렌치토스트(12일 간식), 아욱 된장국(15일 점심), 군만두와 바나나(15일 간식)이다. 

보건당국은 A 유치원에 대해 과태료를 부과하고, 추가로 적발되는 위법사항에 대해 고발 조치 등 강력히 대응할 방침이다.

이재정 경기도교육감 역시 이날 "교육감으로서 식중독 사고 발생에 대한 책임을 통감한다"며 "식중독 사고가 발생한 유치원은 철저히 조사해 책임 소재를 명확히 밝힐 것이며 재발 방지를 위해 제반 조처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교육감은 "아이들이 속히 치료를 받고 회복할 수 있도록 지역교육지원청과 본청에서 치료비 등 후속 조치를 적극적으로 지원할 것"이라며 "각종 식중독 증상으로 입원, 치료를 받는 아이들과 학부모님들께 사죄의 마음을 전한다"고 말했다.

또 "사회 전체가 감염병으로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 학부모님들께 심려를 끼쳐 드려 경기도교육청 전체를 대표해 사과드리며 아이들의 건강과 안전을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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