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서울지역 한 사립대학 학생 커뮤니티에는 교수가 과제만 내주고 평가나 피드백은 잘 해주지 않는다는 비판글이 잇따라 올라오고 있는 형편이다. 한 학생은 15학점을 신청했는데 과제만 40개가 넘는다고 불평했다. 교수들이 강의에 집중하기보다 과제를 내주고 자습을 시키고 있는 판이라는 것이다. 한 학생은 “보통 성적평가에 과제의 비중이 40%, 기말고사 비중이 60%인 점을 감안하면 과제가 너무 많아 기말고사 준비도 못하고 있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과제에 대한 평가나 피드백이 늦다는 불평도 상당하다. 실제로 대부분의 대학에서 온라인 수업을 하며 받은 과제에 대해 충실한 피드백을 하기로 했지만 실제로는 원활히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얘기다. 실제로 부산대에서는 한 교수가 인터넷 강의나 과제도 내지 않는 등 한 학기 내내 수업을 사실상 방치한 상황에서 방대한 시험 범위의 기말고사를 예고해 결국 학생들에게 사과하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교수들도 힘든 것은 마찬가지라고 호소한다. 익숙치 않은 온라인 강의를 진행하려다 보니 문제가 생기는 것이 당연한데 학생들이 이를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사실상 강의 파행이 이어지면서 기말고사를 앞두고 올 1학기 평가가 제대로 이뤄질 수 없는 상황에 높이자 대학가에서는 ‘선택적 패스제’를 도입할 지를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선택적 패스제’는 학생들이 본인이 받은 성적을 인정할 지 아니면 등급표기 없이 수강했다는 인증만 받을 지를 선택하는 제도다. D학점 이상은 ‘패스’로 표기된다. 패스된 성적은 해당 학기 성적이나 총 평점 계산에 반영되지 않는다.
특히나 온라인으로 치러지는 시험에서 부정행위로 인한 잡음이 끊이지 않자 선택적 패스제에 대한 목소리가 더 커지고 있다. 성균관대와 서울시립대, 서울대, 서강대, 건국대 등에서 부정행위가 적발되기도 했다. 이 때문에 홍익대와 서강대는 학생들의 불이익을 줄이자며 선택적 패스제를 확정했다.
반면 연세대는 학생들의 해당 제도 도입 요구에도 절대평가로 기말고사 평가방식을 유지하겠다는 당초 뜻을 관철했다. 선택적 패스제가 부정행위를 해결하는 근본방안이 아니라는 논리다.
부실한 수업과 부적절한 평가를 이유로 등록금 환불을 요구하는 학생들의 목소리에도 힘이 실리고 있다. 정치권도 잇따라 등록금 환불을 위한 제도적 기반이 마련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정의당 등 일부에서는 3차 추가경정예산에 등록금 환불 예산을 포함시켜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정부와 청와대는 등록금 환불은 대학이 알아서 할 일이라고 선을 긋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