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외교장관, 통화서 '수출규제' 입장차 재확인…강경화 "극히 유감"

2020-06-03 1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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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 장관·모테기 일본 외무상, 3일 전화통화

"韓노력에도 수출규제 조치 유지 극히 유감"

양국 장관, 코로나 협력 확대 필요에는 공감

정부가 일본의 대한(對韓) 수출 규제 강화에 대응해 세계무역기구(WTO) 분쟁 해결 절차를 재개한 가운데 한·일 외교장관이 3일 전화 통화를 갖고 주요 현안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그러나 두 장관은 통화에서 각자의 기본 입장만 설명, 양국의 의견 차이를 재확인하는 수준의 대화에 불과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강경화 외교장관은 이날 오전 모테기 도시미쓰(茂木敏充) 일본 외무상과 전화 통화를 갖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수출규제 조치 등 양국의 주요 외교 현안과 상호 관심사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고 외교부는 밝혔다.

외교부에 따르면 강 장관은 한국 측이 대외무역법 개정 등 일본 측이 제기한 수출규제 조치 사유 해소를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했음에도 수출규제 조치가 유지되고 있다고 지적하며 깊은 유감의 뜻을 표명했다.

강 장관은 일본 수출규제 조치의 조속한 철회를 촉구했고, 모테기 외무상은 일본 측의 기본 입장만 언급했다.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은 전날 한국 산업통상자원부(산업부)의 WTO 제소 절차 재개 발표에 대해 “지금까지 수출관리 당국 간 의사소통을 진지하게 쌓아왔다. 극히 유감이다”라며 한국의 강경 대응을 비판했다.

스가 장관은 “지난해 7월 발표된 수출관리 운용 재검토는 WTO 협정과 부합하다”며 일본 수출규제 정당성을 강조했다.

일본 아사히신문은 경제산업성의 한 간부를 인용해 “쌓아 올린 것이 붕괴됐다”며 일본이 수출규제를 둘러싼 한·일 갈등 재점화 가능성의 책임을 한국 측에 돌리고 있다는 점을 시사했다.

일본 외무성 간부도 “왼손으로 때리면서 오른손으로는 악수하자는 이야기다. 모순된다”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인 것으로 알려졌다.

수출규제 조치와 관련 합의점을 찾지 못한 강 장관과 모테기 외무상은 코로나19 확산 사태와 관련 해외 체류 중인 한·일 국민의 귀국을 위한 양국 간 협력이 이뤄지고 있다고 평가하고, 협력을 확대할 필요성에 뜻을 함께했다. 아울러 최근 북한 상황에 대한 양국의 입장과 평가를 공유했다.

외교부는 “양 장관은 한·일 현안 해결을 위한 양국 외교당국 간 소통과 협의를 지속해 나가기로 했다”며 원론적인 입장을 내놨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왼쪽)과 모테기 도시미쓰 일본 외무상.[사진=외교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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