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1위 조선해운國’ 부활 뱃길 활짝...조선업 이끌고 해운업 밀고

2020-06-02 10:41
  • 글자크기 설정

카타르 발주 23조원 규모 LNG선 계약, 빅3 조선사 수주 싹쓸이

선박금융 앞세운 중국 제치고, '초격차 기술력'으로 100척 수주

HMM, 세계 최대 컨테이너선 1·2호선 잇달아 '만선 출항'

국내 조선 3사가 23조원이 넘는 카타르 대규모 액화천연가스(LNG)선 100척의 계약을 따내면서 세계 1위 조선해운국가 명예 회복에 성큼 다가섰다.

앞서 세계 최대 컨테이너선을 인도한 HMM(옛 현대상선)을 필두로 해운업계도 ‘해운재건’에 힘쓰고 있다는 점도 고무적이다.

조선·해운업계는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계속됐던 글로벌 경제 위기 속에서 ‘부활의 뱃길’이 활짝 열렸다는 평가다.
 

남준우 삼성중공업 사장(왼쪽)이 지난 1일 밤 10시경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의 축하를 받으며 LNG선 슬롯 예약 약정서에 서명하고 있다. [사진=삼성중공업 제공]


◆중국, 카타르서 불과 16척 수주...한국 100척 ‘초격차 기술력’ 입증

2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카타르 국영석유사 QP(카타르 페트롤리엄)는 1일 밤 10시(한국시간) 대우조선해양,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과 700억 리얄(약 23조6000억원) 규모의 LNG선 계약을 맺었다.

이날 화상으로 진행된 계약 서명식에는 카타르 에너지부 사아드 시리다 알카아비 장관 겸 QP 최고경영자(CEO)가 참석했고 한국에서는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이성근 대우조선해양 사장, 가삼현 한국조선해양 사장, 남준우 삼성중공업 사장 등이 참석했다.

세계 최대 LNG 생산국인 카타르는 LNG 연간 생산량을 기존 7700만 t에서 2027년까지 1억2600만 t으로 확대하기로 하고 증설을 추진하고 있다.

이번 발주는 카타르 노스필드 가스전 확장과 북미 LNG 프로젝트 등에 충당할 LNG선을 확보하기 위한 것으로, 글로벌 조선업계에선 올해 최대 수주전으로 일찌감치 화제였다. 결국 국내 빅3사가 중국을 제치고 이번 계약을 따냈다. 이들 조선 3사는 오는 2027년까지 100척의 LNG선을 건조해 QP 측에 공급하게 된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이번 협약은 정식 수주 전 단계라 계약 조건, 선박 대수 등은 향후 달라질 수 있다”면서도 “대규모 사업에서 한국 조선산업이 이룬 쾌거”라고 자평했다.

현재 LNG선 1척의 가격은 평균 1억8600만 달러로, 이번 23조원 규모 계약은 척수 기준으로 103척 정도다. 이는 LNG선 관련 프로젝트 가운데 사상 최대 규모다.

이는 중국을 압도하는 대규모 계약이다. 앞서 중국 후동중화조선은 지난달 110억 리얄(약 3조7000억원), 16척의 건조 계약을 카타르와 맺었다.

국내 조선3사가 23조원의 수주 잭팟을 터트린 것은 ‘초격차’ 기술력이 중요한 기반이 됐다. LNG선은 일본이 1980년대까지 주름잡았지만 한국 조선3사가 차별화된 기술력을 선보이면서 격차를 좁혔다.

특히 국내 조선사들은 LNG 화물창인 ‘멤브레인’ 타입을 개발, 일본과의 격차를 단숨에 좁혔다. 선주들은 일본이 보유한 ‘모스’ 화물창보다 적재 용량이 40% 더 큰 멤브레인을 선호하면서 한국이 1990년대 후반부터 세계 시장을 지배했다. 2000년대 들어 중국이 선박금융을 앞세워 수주 공세를 펼쳤지만, 카타르는 이번에 대규모 발주를 하는 만큼 완벽을 기하는 한국 조선3사의 ‘안전성과 기술력’에 주목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이번에 수주한 국내 빅3 조선사는 LNG 관련 선박의 핵심 기술인 화물창, 연료공급시스템, 재액화설비에서 압도적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독자 LNG 화물창인 멤브레인형 하이멕스(Hi-Mex), 연료공급시스템과 재액화시스템인 Hi-Gas 등을 보유 중이다. 삼성중공업도 LNG선 기본 경쟁력에 차세대 스마트십 시스템인 에쓰베슬(S.VESSEL)을 접목해 차별화를 꾀했다. 대우조선해양도 독자 화물창 개발과 같은 기술력, 원가절감 경쟁력을 무기로 세계 1위 LNG선 수주(4월 기준) 1위를 기록한 상태다.
 

세계 최대 2만4000TEU급 컨테이너선 2호선 'HMM 오슬로호'가 지난달 28일 만선 출항하고 있다. [사진=HMM 제공]


◆해운업계도 세계 최대 컨테이선 인도로 ‘만선’ 박차

조선업계의 수주 낭보에 앞서 해운업계도 세계 최대 컨테이너선 인도를 성공적으로 마치며 조선해운 산업 도약의 기반을 마련한 상태다.

HMM(현대상선의 새 이름)은 지난달 세계 최대 규모 컨테이너선 ‘알헤시라스호’를 만선 출항한 데 이어 지난달 28일 2호선인 오슬로호도 컨테이너를 가득 채운 만선으로 유럽으로 출항했다.

HMM에 따르면 2만4000TEU(1TEU는 20피트 길이 컨테이너 1개)급 컨테이너 2호선인 HMM 오슬로호는 지난 28일 최대 선적량(1만9300TEU)을 넘는 1만9504TEU를 싣고 싱가포르에서 유럽으로 향했다.

앞서 오슬로호는 지난 11일 부산항 신항에 입항한 뒤 중국 상하이(上海)와 닝보(寧波), 옌톈(鹽田)을 거쳐 27일 싱가포르에 입항했다.

이미 세계 최대 컨테이너 1호선인 HMM 알헤시라스호는 출항과 동시에 세계 최대 선적량 기록을 경신했다. 지난달 8일 총 1만9621TEU를 싣고 만선 출항해 종전 최다 선적량 기록인 MSC사의 2만3756TEU급 ‘귈순(Gulsun)호(1만9574TEU)’의 기록을 깬 것이다.

앞서 HMM은 2018년 정부의 '해운 재건 5개년 계획'의 일환으로 국내 빅3 조선사와 3조1500억원 규모의 초대형 선박 20척의 건조 계약을 체결, 앞으로도 18척의 출항을 앞두고 있다.

올해 9월까지 대우조선해양 7척, 삼성중공업 5척 등 2만4000TEU급 총 12척을 순차적으로 인도받고 내년 상반기에는 현대중공업에서 1만6000TEU급 8척을 인도받을 계획이다. 오슬로호는 삼성중공업에 발주한 2만4000TEU급 5척 중 첫 번째 선박이다. 알헤시라스호는 대우조선해양이 건조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빅3 조선사가 카타르에서 역대급 수주 낭보를 전해오면서 조선 수주 1위 명예 회복이 눈앞에 왔다”면서 “여기에 HMM이 세계 최대 컨테이너선을 성공적으로 출항시키는 한편 SM상선 등이 미국 항로 개척에 힘쓰는 등 세계 1위 조선해운 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한 노력이 숨가쁘다"고 말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공유하기
닫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
언어선택
  • 중국어
  • 영어
  • 일본어
  • 베트남어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