巨與 상임위 개편 시동...겉으론 '전문성 강화' 결국은 '밥그릇 늘리기' 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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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도 여론 반발에 무산..."野와 협의"

黨, 부처 조정에 앞서 논의...논란 불가피

"상임위 정상화vs감투싸움" 엇갈린 평가

여당이 21대 국회 개원과 동시에 상임위원회 체제 개편 논의에 나선 이유는 ‘상임위 전문성 강화’로 풀이된다. 당장 상임위 체제 개편 논의가 단순 기능 조정에 그칠지 상임위수 확대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그러나 정치권 안팎에선 기능 조정을 통한 전문성 강화는 표면적 이유일 뿐 결국 ‘밥그릇 늘리기’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실제 20대 국회에서도 개원 전 미래창조과학위원회를 과학원자력위원회와 방송통신위원회로 나누고, 환경노동위원회를 환경위원회와 노동위원회로 쪼개는 방안이 논의됐지만, 여론 반발에 밀려 무산된 바 있다.

아울러 그간 상임위 개편은 정부 부처를 조정하는 ‘정부조직법’이 개정되고, 이에 대응하는 형식으로 이뤄져 왔다. 그러나 21대 국회에서는 거대 여당이 정부에 앞서 선제적으로 상임위 개편 논의에 나섰다는 점에서 논란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김태년, '야당과 협의' 원론적 답변...본격 논의 전 단계

지난달 31일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21대 국회 출범 기자간담회에서 ‘상임위 체제 개편 논의’와 관련해 “상임위 조정 문제는 민주당에서만 논의할 수는 없는 것”이라며 “야당과 충분히 협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것(상임위 조정)까지 진도가 나갈 수 있었겠느냐”고 했다. 여야 간 상임위원장 배치, 상임위 배분 등 주요 원 구성 협상이 교착 상태에 놓인 가운데 상임위 체제 개편 논의는 아직 수면 아래 있는 것으로 보인다.

여당 내부에서 논의 중인 주요 상임위 체제 개편안은 △환경노동위원회 △정무위원회 △법제사법위원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등의 상임위에서 주요 분야를 이관하거나 분리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환노위의 경우 ‘환경’과 ‘노동’을 분리하는 방안이 논의됐다. 환경의 경우 기존 정무위 소관인 금융·공정과 합쳐 ‘정무환경위’로 바꾸거나 ‘환경산자위’로 전환하자는 것이다. 아울러 노동과 고용을 ‘경제정책’으로 판단해 기재위로 이관한 뒤 ‘노동기재위’ 또는 ‘기재노동위’로 개편하자는 안이 논의 테이블에 올랐다.

과방위의 소관 중 ‘과학’과 ‘방송·통신’을 분리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방송·통신을 뺀 과학기술정보위원회(과기위)를 만들고, 방송·통신은 총리실 중심의 정무위로 이관하는 방식이다.

◆"상임위 정상화 역할" vs "결국 감투싸움"...전문가도 찬반 엇갈려

전문가들은 상임위 개편 논의가 ‘상임위 정상화’ 측면에서 필요하다는 의견과 ‘감투싸움’이란 의견으로 갈렸다.

박상철 경기대 정치대학원 교수는 “실제 상임위를 나눠먹기식으로 하다가 국회 상임위가 파행된 적이 많았다”면서 “부분적으로 상임위 개편 작업을 통해 이 부분을 정상화 시켜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회 공무원이 관계 기관과 협의를 할 때 매칭이 안 되는 경우가 굉장히 많다”면서 “실제 부처 숫자가 상임위와 같지 않다. 그렇기 때문에 기능적인 부분을 조정한다는 측면에서 상임위 개편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반면, 최광웅 데이터경제연구원 원장은 ‘상임위 체제 개편’과 관련해 “여당이든 야당이든 감투 때문에 그러는 것이다. 순전히 자리싸움”이라며 “국민들이 국회 안의 구조를 잘 몰라서 그러는 것”이라고 했다.

여당 내에서 상임위 체제 개편 논의가 이뤄지고 있는 가운데 실제 국회 원구성 협상은 난항을 이어가고 있다. 177석을 차지한 민주당이 ‘18개 상임위 독식’을 주장하자 미래통합당 등 야당은 “국회 가동 못 한다”, “유신·5공 시절로 돌아가자는 것”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민주당 일각에선 원 구성 안건을 본회의 표결에 부쳐 힘으로 밀어붙이자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김 원내대표는 ‘단독 표결 통한 상임위원장 배정 가능성’에 대해선 “최선을 다해 야당과 협상하겠다”면서도 “모든 가능성은 열려있다”고 야당을 압박했다.
 

21대 국회 개원 축하 현수막이 설치된 국회 본청. 21대 국회 임기가 시작된 첫 주말인 31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에 21대 국회 개원 축하 현수막이 설치돼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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