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사태 후 기업·가계가 은행서 빌린 돈 75조원

2020-05-31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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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 만기연장·상환유예도 35조

코로나19 사태 이후 기업과 가계가 은행에서 빌린 돈이 75조원 이상인 것으로 집계됐다.

31일 한국은행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코로나19 사태가 본격화되기 시작한 2월부터 4월까지 석 달 동안 기업과 가계가 은행에서 빌린 돈은 75조4000억원 늘었다.

기업대출은 1월 말 877조5000억원에서 4월 말 929조2000억원으로 증가했고, 같은 기간 가계대출은 892조원에서 915조7000억원으로 늘어난 결과다.

지난해 같은 기간(2~4월) 기업과 가계의 은행 대출 증가액(21조9000억원) 대비 올해 대출 증가폭은 3.4배에 달한다. 가계와 기업의 자금 사정이 그만큼 급박했다는 의미다.

코로나19 사태에서 먼저 은행 창구로 뛰어간 경제주체는 기업이었다. 4월 말 기준 기업대출액이 1월 말 대비 51조7000억원이나 늘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출증가액(12조원)과 비교하면 4배 이상이다.

중소기업 대출은 이 기간에 29조9000억원 늘었다. 이중 16조8000억원이 자영업자 대출이다. 대기업 대출도 21조7000억원 급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은행권의 대기업 대출은 1조원 감소했었다.

가계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23조7000억원 상당의 대출을 은행에서 새로 받아 갔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출 증가액(9조9000억원)의 2배를 웃돈다.

다만 가계대출 증가에는 지난해 말 부동산 시장 급등과 12·16 대출 규제에 따른 영향, 코로나19에 따른 급전 대출 수요 등 영향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2~4월 중 전반부는 부동산 시장 관련 대출 수요가 많았지만 후반부에는 코로나19에 따른 자금 수요가 컸다.

같은 기간 경제주체들이 갚아야 할 대출을 갚지 못해 만기를 연장하거나 상환을 유예하는 조치를 받은 대출은 16만9000건에 달했다. 자금 규모로 따지만 34조9000억원에 달한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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