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공장총량제 우선순위··· 맞춤형 지원 관건
리쇼어링은 해외 공장을 국내로 유턴시키는 것이 골자다. 해외 공장을 되돌리기 위한 우선순위는 단연 수도권 공장 총량제 규제를 완화하는 것이다. 서울, 인천, 경기 지역에 3년 단위로 일정 면적을 두고 그 범위 내에서만 연면적 500㎡ 이상 공장의 신·증설을 허용하는 제도다.
이렇다 보니 기존 수도권 사업장 인근에 제조시설이나 창고를 증설하지 못해 원거리에 공장을 지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차라리 규제 문턱이 낮은 해외로 공장을 옮기는 게 기업에 유리했던 이유다. 해외 현지 시장에 대한 접근성도 좋다.
예를 들어 전자제품을 생산하는 기업은 국내에 생산 기반을 이미 충분히 갖춘 상황에서 해외 현지 시장에 맞춰 공장을 증설한 사례가 많아 유턴하는 게 쉽지 않다. 해외 내수 시장의 접근 편의성과 효율성을 따져 수천억원에서 수십조원에 달하는 투자를 했기 때문이다.
기업이 요구해왔던 법인세 인하 등 세제 정책이 리쇼어링 규모를 키울지도 장담할 수도 없다. 지난 18일 한국조세재정연구원이 발표한 '법인세율과 해외직접투자' 보고서를 보면, 해외직접투자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치는 요인은 투자 대상국의 경제 규모, 무역 개방도, 노동시장 경직도, 교육 수준 등이다. 법인세를 낮춰도 기업 유턴을 확신할 수가 없다는 설명이다.
업체별로 유턴을 하기 위한 조건도 천차만별이다. 기업 유형별로 세분화한 맞춤형 정책을 제시해야 한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리는 이유다.
장지상 산업연구원장은 "모든 기업에 지원하는 규제 완화 차원의 접근은 실효를 거두기 어려울 것"이라면서 "로봇 등 스마트 제조업 설비 지원을 비롯해 연구·개발(R&D)을 주축으로 한 혁신 생태계 구성 등 실제 요구가 있는 기업에 핀셋식 맞춤형 지원 대책을 충분히 내놔야 유턴 기업이 생겨날 것"이라고 조언했다.
◆"재정 푼 일자리, 여전히 질 좋은 일자리 돼야"
고용 쇼크를 맞은 정부가 이날 제시한 일자리 대책은 3조5000억원의 추경 재원을 풀어 공공부문 '55만개+α'의 직접 일자리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미래 일자리로 알려진 디지털 경제 관련 데이터 및 콘텐츠 구축 일자리뿐만 아니라 비대면 행정서비스, 생활 방역, 재해 예방 등 10대 분야에 걸친 취약계층 공공일자리 30만개를 우선 창출하고 산업 전반에 걸쳐 20만개 이상 일자리를 추가할 계획이다.
여전히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어낼 수 있을지 우려의 목소리가 적지 않다.
공공일자리 성격상 지속가능한 고용이 제한적일뿐더러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고용 환경의 변화를 쉽사리 예측할 수도 없다. 현 정부 들어 쏟아부은 일자리 예산의 효과를 단순 숫자로만 해석할 수도 없어 여전히 논란은 끊이지 않는다.
현대경제연구원 한 관계자는 "현재로선 당장의 상황을 개선할 재정 중심의 정책도 필요하다"면서도 "문제는 포스트 코로나에 따른 산업의 변화 속에서 현재의 일자리가 얼마나 유지될지, 어떤 형태의 새로운 일자리가 주목을 받을지 충분히 따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