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중심경제] 육성‧투자‧회수…선순환 만드는 벤처자금

2020-04-29 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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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지난 23일 여의도에서 벤처투자기관 간담회를 열고 적극적인 벤처투자를 요청했다.(사진=연합)]


“삼성 현대 LG 등 1세대 기업은 은행 자금으로 압축 성장했고, 네이버 카카오 등 2세대 기업은 주식시장을 통해 자금을 모았다. 4차 산업혁명의 결정체로 만들어지는 3세대 기업이 탄생해야 하는 이 시점은 벤처캐피탈(VC)의 시대라고 정의하고 싶다.”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지난 23일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개최된 벤처투자 간담회에서 'VC의 시대'를 강조했다. 자본시장의 흐름이 은행, 증권을 거쳐 VC로 옮겨오고 있다는 취지였다. 기업은 자본 투입을 통해 성장하고, 수익을 낸 투자자는 다른 기업에 재투자한다. 과거와 다른 점이라면 기업은 벤처, 모험 자본은 VC가 중심이 됐다는 사실이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시행한 벤처 정책은 모태펀드를 통한 마중물 공급이 핵심이었다. 2017년 추경을 통해 8000억원을 긴급 투입한 이후로 매년 1조원 가까운 예산을 모태펀드에 배정했다. 그동안은 벤처투자를 활성화하기 위해 분위기를 조성했지만, 향후 2년은 스케일업과 유니콘 기업 늘리기에 집중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국내 벤처펀드는 규모가 크지 않기 때문에 초기 벤처기업 투자에 한정돼 있던 것이 사실이다. 기업가치 1조원 이상의 유니콘 기업을 키운 자금은 대부분 해외에서 들어왔다. 중소벤처기업부는 이를 개선하기 위해 점프업 분야에 대한 예산을 크게 확충했다. 올해는 DNA+BIG3 혁신성장펀드 5360억원, 스케일업펀드 3250억원, M&A펀드 4115억원이 배정됐다.

여당에서 유니콘기업 30개 육성을 총선 공약으로 내세운 만큼, 벤처기업을 단계별로 지원해 유니콘 기업의 숫자를 늘리겠다는 의지도 보이고 있다. 중기부는 아기유니콘, 예비유니콘을 선정해 단계별로 지원하기로 했다. 유니콘기업 숫자는 향후 벤처정책의 성과를 홍보하는데 핵심 지표가 될 수 있다.

벤처 펀드 규모를 키우기 위해 자본시장의 ‘큰 손’들의 참여도 독려하고 있다. 이날 간담회는 연기금과 금융원, 증권사 관계자들은 한 자리에 모아 진행한 행사였다. 이 자리에서 박 장관은 “국민연금이 벤처에 투자했다는 것은 (전체 자본 시장에) 엄청난 시그널을 줄 수 있다. 벤처투자 관련 리포트를 분기별로 발표해주면 좋겠다”고 요청했다. 중소기업청 시절에는 상상할 수도 없는 모습이었다.

정책적 목표를 따지지 않더라도 벤처 펀드의 수익률은 매력적이다. 한국벤처투자는 국내 벤처투자 마중물 역할을 한 195개 펀드를 청산해 6.61%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국민 세금을 투입하는 정책자금이 6% 넘는 수익률을 기록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벤처 분야에 대한 예산 투입이 소모성이 아닌 선순환 투자라고 불리는 이유다.

한 연기금 관계자는 “벤처투자에 적극적이지 못한 이유 중 하나는 정보가 없기 때문이다”며 “벤처 투자 관련 인프라를 갖추고, 정부에서도 우선손실 충당금 등에 대한 지원이 있다면 벤처투자 리스트를 할당하면서 안심하고 (투자 비중을) 늘릴 수 있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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