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COVID-19)이 확산되고 있는 미얀마에 대해 중국 정부가 지원에 나서고 있다. 8일에는 미얀마의 취약한 의료시스템을 보완하기 위해 중국의 전문가팀이 미얀마에 입국했다. 거대경제권구상 '일대일로'의 중요거점인 미얀마는 중국 입장에서 '코로나 제압'을 국내외에 과시할 수 있는 의료 원조 외교의 최전선이다.
중국의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은 3월 10일, COVID-19가 처음 발생한 후베이성 우한시(湖北省 武漢市)를 방문, 사태가 수습국면에 진입했다고 표명했다. 이후 신규 감염자는 계속 감소해 4월 8일에는 우한시 봉쇄를 해제했다. 그 후 중국은 '일대일로'로 관계를 돈독히 한 아시아 신흥국에 '마스크 외교'라 불리는 의료지원을 적극적으로 실행하고 있다.
30일에는 중국전자상거래 최대업체 알리바바그룹(阿里巴巴集団)의 기금이 COVID-19 검사키트 등을 기증했으며, 12명으로 구성된 의료전문가팀은 4월 8일 미얀마에 입국, 15일간 체류하며 미얀마측에 감염방지 및 치료 등의 경험을 전수하고 있다.
중국은 인도와 중국 사이에 위치한 미얀마를 '일대일로'의 요충지로 여기며 매우 중시하고 있다. 시 주석은 1월, 올해 첫 해외순방지로 미얀마를 방문해,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 겸 외교부 장관과 회담을 갖고, '일대일로'를 따라 '중국⋅미얀마 경제회랑(CMEC)'에서 심해항 및 철도건설 등을 구체적으로 추진하기로 확인했다.
■ 인터넷에서 비판도
미얀마의 COVID-19 확진자 수는 4월 22일 기준 121명. 아직 확산 초기단계에 있으나 충분한 의료체계가 정비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미얀마 당국은 위중한 환자의 치료와 분쟁지역의 난민캠프 등에서 확산 방지 등을 할 수 있을지 불안해하고 있다.
"자금 및 의료기술은 너무 갖고 싶은 것"(현지 언론사 기자)이지만, 미얀마 국민들 사이에서는 중국기업의 이익이 큰 '일대일로'구상에 대한 불신과 이질적인 습관 및 문화 등으로 중국에 대해 전통적인 혐오감도 조성되어 있다.
현지 언론에 의하면, 미얀마의 종교지도자 찰스 아웅 보 추기경은 3월 초, "바이러스를 발생시킨 중국은 전 세계에 사죄하고 보상해야 한다"고 발언했다. 중국대사관이 의료전문가팀 도착을 공표한 페이스북에도 "(지원팀은) 수도 네피도에서 나오지마라", "기부된 물자는 중국산이니 조심해라"는 등의 비판적인 게시글을 볼 수 있다.
중국은 미얀마의 최대 무역상대국이며, 경제적으로 큰 영향력을 지닌 국가다. 그러나 국제적인 싱크탱크 '인터내셔널 크라이시스 그룹(ICG)'은 3월 말 보고서를 통해, '코로나 후' CMEC는 활동이 지지부진할 것으로 예측했다. 리처드 호세이 어드바이저는 "코로나 사태가 진정되면, 위기에 대한 대응책이 우선시되기 때문에, 기존 인프라 정비계획 실행을 서두를 여유가 없다"고 전망했다.
■ 세계에 지원 요청
미얀마 정부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 확산에 의한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전 세계 선진국과 국제기구에 지원을 요청하고 있다. 20일에는 세계은행이 집중치료실(ICU) 확충 등 미얀마 의료지원을 위해 5000만달러(약 53억 6700만엔)의 긴급융자를 발표했다.
일본은 일본국제협력기구(JICA)를 통해, 미얀마의 현장 의료 인력에 대한 기술지도와 COVID-19 감염이 의심되는 환자의 검체운반법, PCR검사 방법 등을 배울 수 있는 의료관계자용 동영상을 만들었다. 또한 지금까지 무상자금협력으로 추진해 온 대형병원 정비를 계속하고 있다.
아웅산 수치 고문은 14일 열린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3(한중일) 정상간 화상회의에서 일본이 임상실험을 추진하는 치료제 '아비간'의 무상제공에 관심을 표시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