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중국 매일경제신문에 따르면 전날 중국 증권감독관리위원회(증감회)는 독일 최대은행 도이체방크가 제출한 ‘중국 상업은행 펀드위탁 운용 자격 신청서’ 접수가 완료돼 검토 중이라고 공고를 통해 밝혔다.
이는 이달 들어 세 번째 이어진 신청서 접수다. 지난 10일에는 글로벌 투자은행 HSBC가 증권투자 펀드위탁 운용 자격 획득을 위한 신청서를 제출했고, 15일엔 시티뱅크가 상업은행 펀드위탁 운용 자격을 신청했다.
사실 중국 금융당국은 지난 2018년 10월 스탠다드차타드 은행에 공모펀드 위탁 운용 허가를 내줬다. 외국계 은행으론 처음이었다. 하지만 스탠다드차다드은행은 관련 분야에서 큰 성과를 내진 못했다.
하지만 이제 상황이 달라졌다. 중국이 금융시장을 대대적으로 개방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동안 뜸했던 펀드위탁 운용 신청이 급증하는 이유다.
중국 펀드망에 따르면 공모펀드 위탁 분야에서의 대외 개방 신호는 지난해 중반부터 흘러나왔다. 지난해 6월 증감회 관계자는 중국 자본시장 개방 확대 관련 기자회견에서 “외국계 은행의 중국 내 증권 투자 펀드위탁 업무에 대한 진입 제한을 완화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실제 중국은 올 들어 금융시장 개방에 속도를 내고 있다. 금융당국은 지난 1월부터 외국인 소유 선물 및 보험회사의 영업을 허용했다. 당초 계획한 올해 12월에서 시행시기를 1년이나 앞당긴 것이다. 이달 1일부터는 외국계 증권사의 지분을 완전히 철폐하기로 했는데, 이 역시 당초 예정된 시기보다 8개월 앞당겨진 것이다. 이와 더불어 100% 외국인 지분을 가진 뮤추얼펀드 운용사 설립과 자산운용사 경영도 허용됐다.
뒤이어 은행보험감독관리위원회는 이달 ‘신탁회사 행정허가’ 관련 공고를 내고 신탁회사에 지분 투자하는 해외 금융기관에 요구됐던 10억 달러(약 1조2300억원) 규모의 총자산 조건을 완전히 철폐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앞으론 외국계 은행들이 중국 자산관리 시장에서 과거와 다른 성과를 낼 가능성을 점쳤다.
중국 호매펀드의 셰서우펑 연구원은 “최근 대형 외국계 시중은행들이 펀드 위탁운용을 신청하는 것은 외자금융기관들이 줄줄이 중국에 진출하고 있는 것과 맞물린 현상으로 보인다”며 “중국 내 해외자산 투자 상품이 적지 않아, 외국계은행에 펀드위탁 업무에 수요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